5000 향하는 코스피, 수급은 갈렸다…외인은 조선·원전 vs 기관·개인은 반도체

오천피 임박...같은 상승장 속 투자 주체별 매수 초점 차이 ‘뚜렷’ 외국인, 연초 들어 조선·원전 등 정책·글로벌 수요 수혜주 집중 기관·개인, 반도체·로봇 대형주 공통 선택 기관은 분산·조정...개인은 핵심 종목 집중 매수

2026-01-21     정수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코스피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며 ‘오천피(코스피 5000)’ 달성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 주체별 수급 방향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외국인은 조선·원전 등 정책·글로벌 수요 수혜 업종에 집중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반도체와 로봇 관련 대형주 비중을 확대했다.

외국인, 조선·원전으로 쏠린 자금…정책·글로벌 수요 수혜 업종 주목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20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올해 순매수 1위 종목은 한화오션으로, 규모는 9867억원에 달했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6807억원), 삼성중공업(4970억원), 셀트리온(4863억원), HD현대중공업(4526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4471억원), 한미반도체(3138억원), NAVER(3050억원), 삼성물산(2922억원), 한국전력(2598억원) 순으로 순매수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이 SK하이닉스(2조1895억원), 삼성전자(1조3921억원), 삼성전자우(4324억원)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연초 들어서는 조선·원전 등 정책·수주 연동 업종으로 수급이 이동한 모습이다.

조선업종의 경우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주 환경 변화가 외국인 매수 배경으로 꼽힌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LNG 운반선 발주 규모를 115척으로 제시하며, 신규 LNG 프로젝트 확대와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건조 능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추가 발주가 선가 상승을 견인하고, 이는 수익성 및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산과 조선을 아우르는 수요 확대 기대도 외국인 매수를 자극했다. 미국이 국방비 지출 확대 기조 속에서 해군력 강화와 방산 인프라 재편을 목표로 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갖춘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협력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을 중심으로 수주 성과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 등을 겨냥하고 있다.

원전 업종 역시 정책 불확실성 완화 기대가 매수세로 이어졌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국민 10명 중 약 7명이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보고되고, 대통령이 이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원전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 한미 원자력 협력 논의 진전 소식까지 더해지며 원전주 전반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됐다.

기관, 반도체·로봇 선별 매수…비중 관리에 무게

외국인과 달리 기관투자자는 반도체와 로봇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매수에 나섰다. 기관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로, 5396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우(3187억원), 현대모비스(265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40억원), 한미반도체(1907억원), 한국항공우주(1728억원), 삼성SDI(1638억원), 한화오션(1620억원), LIG넥스원(1360억원), 고려아연(131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한달 간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이 삼성전자(1조6339억원)와 SK하이닉스(1조2555억원)에 집중되며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64.1%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포인트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수 급등 국면에서도 테마 추격보다는 기존 포트폴리오 내 비중 조정과 안정성을 고려한 매매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개인, 삼성전자·현대차 집중…‘지수 신뢰’ 선택

개인 투자자 역시 기관과 유사하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에 강하게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로, 순매수 규모는 2조1808억원에 달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진출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가 부각된 현대차도 1조4798억원 순매수됐다. 두 종목의 매수 비중은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전체의 70.6%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현대글로비스(3005억원), 카카오(2640억원), 현대모비스(2125억원), 삼성에피스홀딩스(1797억원), HL만도(1479억원), 이수페타시스(1456억원), SK하이닉스(1425억원), 현대차우(133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한화오션(3346억원), 삼성SDI(2094억원), 삼성에피스홀딩스(2040억원) 등을 순매수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보다 집중된 매매가 이뤄진 셈이다.

개인 투자자는 지수 상승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반도체·로봇 관련 대형주 비중을 늘린 반면, 정책·산업 테마에 대한 베팅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 결과 외국인이 대거 매수한 한화오션과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셀트리온 등이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