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GSK와 4200억 기술이전 계약...플랫폼 확장성 증명은 '과제'

젬퍼리, 자궁내막암 사망 위험 31% 하락 증명…고형암 시장 정조준 "할로자임 독점 타깃 한정 딜 탈피" 우려도...상업화 제품 6개 이상 목표

2026-01-21     민보영 기자
알테오젠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알테오젠이 해외 대형 제약사 GSK 자회사 테사로(Tesaro)와 총 4200억원(2억 8500만 달러) 규모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제품(ALT-B4)' 독점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형 제약사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다만 시장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PD-1에 한정된 계약, 한정된 시장 규모에 대한 아쉬움 등은 주가에 반영돼 하락 폭을 키웠다.

알테오젠은 ALT-B4 기술을 적용한 GSK 항암치료제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 dostarlimab)'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상업화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계약금 295억원, 마일스톤 3905억원 규모다. 상업화 이후에는 제품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수령할 예정이다. ALT-B4의 임상 및 상업용 제품 공급도 알테오젠이 맡기로 했다. 

PD-1 면역관문억제제인 젬퍼리는 현재 미국 및 유럽 등에서 자궁내막암과 '불일치 복구 결함(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 재발성·진행성 고형암 치료제로 사용된다. 자궁내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dMMR/MSI-H' 임상에서, 전체 환자군에서의 표준 치료법 대비 사망 위험을 3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dMMR/MSI-H는 특정 암세포 유전 특징을 나타내는 바이오마커다. 젬퍼리 매출은 2025년 3분기 기준 약 1조 2000억원(6억 파운드)이다.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가 전체 항암제 시장 1위를 공략하는 전략이었다면, 이번 계약은 특정 고형암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알테오젠 측은 젬퍼리에 대해 "자궁내막암 등 특정 암종에서 독보적인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혁신 신약"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면역항암제들이 연이어 ALT-B4를 채택함에 따라, 향후 항암제 SC 제형 전환 시장에서 알테오젠의 기술이 필수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LT-B4는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플랫폼으로, 세포 외 기질에 존재하는 히알루론산을 일시 분해해 약물이 빠르고 효과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다. 정맥 투여 제형의 주사를 SC 제형의 주사로 전환해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다만 발표 이후 주가는 기술 이전 계약 공시 이전보다 최대 7%까지 떨어졌다. 오후 2시 40분께 51만 2000원이었던 주가는 공시 직후 47만 2500원까지 떨어졌다가 48만 6000원에 마감(20일 종가 기준)했다. 경쟁사 할로자임이 계약한 타깃과 관련된 품목인 데다, 패시브 자금의 수급 문제 등 종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전일 대비 21% 하락한 38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유탄을 맞은 측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알테오젠은 할로자임이 독점 계약한 타깃에 한해 계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할로자임이 독점 계약한 타깃에 한해서만 기술 이전이 가능하다면 대상 시장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ALT-B4가 항암제 외 다른 질환군이나 다양한 기전의 약물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이번 계약은 확장성 차원에서 새로운 증거가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제약사 할로자임은 자가면역질환, 다발성 골수종 등 다양한 타깃으로 대형 제약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다. 할로자임이 독점계약을 맺지 않은 영역을 개척해야 알테오젠 플랫폼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의 다른 전문가는 "앞으로 예고된 딜이 더욱 많은 만큼 다양한 타깃을 대상으로 한 계약 소식을 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도체·로봇 섹터에 수급이 몰리고,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알테오젠의 상황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바이오섹터 애널리스트는 "CES 2026 등 훈풍을 타고 반도체, 로봇 부문으로의 쏠림 현상이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반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알테오젠을 들고 있는 패시브 자금은 알테오젠을 매도하는 상황이 주가 하방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알테오젠

이번 계약에 따라 ALT-B4의 글로벌 파트너사는 머크·산도즈·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GSK 등 총 5곳으로 늘어났다. 공개 계약을 포함한 전체 기술이전 계약의 총규모는 11조 원이다. 알테오젠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10곳의 글로벌 제약사와 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6 JPMHC 로드맵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올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일루시비'의 유럽 진출·상업화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ALT-B4를 적용한 파트너사 제품이 각국 규제 기관 승인을 거쳐 시장에 진입하면, 올 말까지 상업화 단계에 들어선 제품은 누적 6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조 단위의 누적 로열티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티어1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