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은행권 퇴직연금 시장서 반전 노릴 방안은?

지난해 말 적립금 48조4538억원...전년 말 대비 15.23%↑ '3위' 하나은행과 적립금 격차 1.7조원서 725억원까지 줄어 적립금 성장 폭·성장률 5대 은행 중 각각 3·4위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낮은 장기 수익률 '성장 부진'의 원인일 수 있어 뱅킹 앱 내 퇴직연금 페이지 개편 등 분위기 반전 '시동'

2026-01-21     이준성 기자
KB국민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KB국민은행이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3위 하나은행과의 적립금 격차가 750억원 안쪽으로까지 좁혀진 데다 증가폭과 증가율 모두 하나은행에 뒤처지면서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양사의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사 대비 뒤처지는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장기 수익률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민은행은 뱅킹 앱 관련 페이지 개편에 돌입하는 등 반전을 꾀하는 분위기다.

21일 <녹색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말 대비 15.23% 늘어난 48조4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국민은행은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순위에서 다시 한번 2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같은 시기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1위는 53조8742억원의 적립금을 쌓은 신한은행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 상반기 내에 국민은행이 2위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위 하나은행(48조3813억원)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국민은행을 '턱밑'까지 쫓아온 탓이다. 실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적립금 격차는 전년 말 1조7747억원에서 지난해 말 725억원으로 1년 만에 1조7000억원 이상 좁혀졌다.

이 기간 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증가폭과 증가율 모두 하나은행에 밀렸다. 하나은행은 적립금을 40조2734억원에서 48조3813억원으로 19.27%(8조1079억원) 늘리면서 5대(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 중 가장 높은 적립금 증가 폭과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증가폭(6조4057억원)과 증가율(15.23%)은 5대 은행 가운데 각각 3위, 4위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장기 수익률이 저조한 적립금 성장의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마케팅이나 영업력만큼이나 장기 수익률이 적립금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중인데 국민은행은 이 부분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가입 시 장기 수익률을 핵심 판단 지표로 삼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때문에 다른 금융사보다 장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되면 적립금 유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퇴직연금 상품 6종(원리금 보장형 DB·DC·IRP, 원리금 비보장형 DB·DC·IRP)의 3·5·7·10년 수익률에서 5대 은행 중 2위 이상을 기록 중인 경우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24항목 가운데 9항목에 그쳤다.

적립금 증가폭·증가율 1위를 달성한 하나은행이 총 16항목에서 2위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장기·누적 투자 상품인 퇴직연금의 특성상 노후 자산 형성과 체감 성과를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지표인 10년 수익률에서 더욱 고전하는 양상이다. 같은 시기 국민은행이 퇴직연금 상품 6종의 10년 수익률에서 2위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경우는 단 한 항목도 없었다.

구체적으로 국민은행은 원리금 보장형·비보장형 DB형(확정급여형)에서는 모두 4위를, 원리금 보장형·비보장형 DC형(확정기여형) 및 IRP(개인형 퇴직연금)에서는 모두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적립금 성장과 수익률 등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국민은행도 퇴직연금 페이지 개편 등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달부터 국민은행은 뱅킹 앱인 KB스타뱅킹 내 퇴직연금 상품 페이지 개편에 착수했다. 올 상반기까지 약 19억원을 투입해 뱅킹 앱 내 퇴직연금 상품 페이지에 개선된 상품 매매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모바일 기반을 앞세워 퇴직연금 성장을 가속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등에 따르면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자이용자수(MAU)는 지난해 말 기준 1425만명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이들 은행 중 뱅킹 앱 MAU가 1000만명 이상인 곳은 국민은행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상장지수펀드(ETF) 활성화를 통한 실적배당상품 경쟁력 강화 및 중장기 채권형 상품 개발 등을 추진 중"이라며 "고객관리 체계 강화 차원에서 DC연금케어서비스와 '퇴직연금 고객관리 AI(인공지능) 콜봇' 등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