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끊기고 급여도 밀렸다…홈플러스, 3000억원 긴급자금 없인 ‘회생 불가’

상품대금 미지급 여파에 거래처 납품률 전년 대비 45% 수준 추락 급여 유예·세금 체납까지…정상 영업 ‘비상등’ MBK 1000억원 참여 의사 밝혔지만 나머지 2000억원은 미확보

2026-01-20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홈플러스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호소하며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대출(DIP) 지원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상품 대금 미지급 여파로 거래처 납품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데다, 임직원 급여 지급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정상 영업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서울

홈플러스는 2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자금난이 악화되며 세금과 공과금을 체납하고 있고, 지난해 12월 급여를 분할 지급한 데 이어 1월 급여도 유예하고 있다”며 “당면한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회생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상품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거래처 납품이 급감한 점을 가장 큰 위기로 꼽았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현재 거래처 납품률은 전년 대비 약 45%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회사 측은 “유통업 특성상 납품이 막히면 매장 운영이 곧바로 위축되고, 이는 회생 가능성을 급격히 낮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을 제출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계획에 따라 전체 41개 점포 중 17개 점포에 대한 폐점을 추진하고 있으며, 슈퍼마켓사업부 매각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3년 내 흑자 전환을 달성한 뒤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식품 전문 유통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기업가치 회복을 토대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채권자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다만 회사 측은 이러한 구조혁신 계획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기 유동성 확보가 선결 과제라고 강조한다.

회생계획안에는 총 3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이 포함돼 있으며, 홈플러스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에 각각 1000억원씩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이미 100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홈플러스는 “긴급운영자금대출이 성사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물품 구매와 임금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구조혁신 회생계획 효과가 가시화될 때까지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자금이 단순한 연명 수단이 아니라 회생을 위한 실질적 발판이 되도록 구조혁신 계획을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며 채권자와 정책금융 당국의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한편 업계에선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가 이번 긴급운영자금대출 성사 여부에 달렸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유통업 특성상 매장 운영이 흔들리면 거래처 신뢰 회복과 납품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납품률이 45%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건 단순한 유동성 압박을 넘어 영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라며 “DIP 자금이 제때 투입되지 않으면 구조혁신 계획과 무관하게 회생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