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쿠폰 뿌려도 욕 먹는 쿠팡…무신사는 ‘쿠폰’ 날개 달고 틈새 비상
쿠팡 보상 쿠폰에 앱 설치는 급증, 결제액은 오히려 감소 조건·사용처 논란 속 소비자 불만 여전 무신사는 ‘9만원 무제한 쿠폰’으로 신규 가입·거래액 동반 상승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보상책으로 쿠폰을 지급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앱 설치와 이용자는 늘었지만 실제 결제액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보상 효과’에 물음표가 붙었다.
반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쿠팡을 정면으로 겨냥한 대규모 쿠폰 마케팅으로 신규 회원과 거래액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틈새 공략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20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 보상 쿠폰 지급을 시작한 지난 15일 이후 앱 신규 설치 건수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지급 당일 신규 설치는 약 2만 건에 육박했고, 이튿날에는 3만 건을 넘기며 최근 한 달 평균 대비 약 3배 수준까지 뛰었다. 일간 사용자 수(DAU) 역시 지급 직전보다 약 5% 늘었다.
하지만 유입 증가가 곧바로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신규 설치가 정점을 찍은 날을 전후해 전 연령대의 결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신규 유입 비중이 큰 20대 이하의 결제액은 며칠 사이 약 4%가량 줄었고, 30·40대 역시 결제 규모가 축소됐다. 쿠폰을 받기 위해 앱을 설치하거나 접속은 했지만, 실제 구매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보상 쿠폰이 사용처와 조건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보상 취지에 비해 체감 혜택이 작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 틈을 파고든 곳이 무신사다. 무신사는 이달 초 ‘조건 없는 5만원 쿠폰팩’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무신사 스토어와 29CM 전 회원을 대상으로 최대 9만원 상당의 쿠폰팩을 추가로 풀었다. 기존 회원과 신규 회원 구분 없이 누구나 받을 수 있고, 사용 가능한 카테고리도 대폭 확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까지 포함되면서 체감 혜택을 키웠다.
특히 쿠폰팩의 명칭과 디자인을 쿠팡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구성해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 저격 마케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쿠팡의 보상 쿠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직후 타이밍을 맞춰 혜택 규모와 조건을 대비시킨 전략이라는 평가다.
성과도 숫자로 확인된다. 무신사에 따르면 해당 프로모션 기간 무신사 스토어의 일평균 신규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고, 29CM 역시 50%를 웃도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거래액도 뷰티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쿠팡은 위기 대응 차원의 쿠폰이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상’으로 받아들이기엔 조건이 까다로웠다”며 “반면 무신사는 제한 없는 쿠폰을 전면에 내세워 불만이 쌓인 소비자 심리를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보상과 마케팅의 경계에서 쿠폰을 둘러싼 희비는 엇갈렸다. 쿠팡이 높아진 관심을 실제 구매와 신뢰 회복으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경쟁 플랫폼의 ‘틈새 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