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고무줄 회계' 막는다...금융당국,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 제시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 마련...계리가정 기본원칙 제시 회사별 혼선·보험부채 과소평가 '차단' 목적 손해율 가정 가이드라인, 신규담보에 보수적 손해율 가정 적용 사업비 가정에는 물가상승률 반영...계리가정 일체 문서화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상품의 계리적 가정 수립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보험업계 '실적 부풀리기'의 원인으로 꼽혀 온 경험통계 5년 이내의 신규담보와 관련해 보수적 손해율을 적용하고, 보험사 사업비 가정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보험부채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핵심이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는 결산 시점의 할인율, 계리가정 등에 기초해 보험부채를 평가하고 미래 손익을 추정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회사별 가정에 편차가 있어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울러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적인 계리적 가정으로 리스크가 미래로 이연돼 보험사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뒤따랐다. 이에 그간 금융위는 금감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계리가정을 일관적·체계적으로 정비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방안에서는 계리가정 수립의 대원칙으로 '최선추정(Best Estimate)' 방식을 활용하도록 제시했다. 이는 중립적인 확률가중치로 장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방식을 뜻한다.
여기에, 금융위는 이를 준수하기 위한 3대 세부 원칙으로 ▲중립성 ▲보수 ▲비교가능성을 마련하고, 2대 보조원칙으로 ▲내부통제 강화 ▲시장규율 강화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충분한 경험통계가 축적된 경우 해당 경험통계에 근거해 정보이용자 관점에서 편의가 없도록 추정하고, 충분한 경험통계가 축적되지 않은 경우에는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추정해야 한다.
또 보험사 간 계리가정의 유사점·차이점을 식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추정해야 하고, 가정 산출 관련 경험통계, 산출·보정방법, 산출결과, 의사결정체계 등 일체를 문서화하는 한편, 주요 사항도 외부에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아울러 보험사는 금감원에 계리가정 관련 사항(가정 현황·내부통제 상황·변경 이력)을 매년 정기 보고해야 한다. 주요 담보별 손해율 가정을 공시하는 등 공시 항목도 확대된다.
금융위는 손해율 가정 수립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경험 통계가 5년 이내인 신규담보에는 유사 담보 손해율을 준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수적 손해율(90%)과 상위 담보의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으로 설정하도록 했다.
비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 갱신 가정을 현실화한다. 목표손해율은 보수적 손해율과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으로 설정하도록 한다. 그동안 갱신형 상품의 경우 목표손해율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보험료 갱신을 전제로 손해율 가정을 설정했는데, 이 탓에 보험사들이 미래 보험료의 '큰' 인상을 전제로 보험부채를 낮게 평가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최종손해율 적용시점도 합리화한한다. 현재 보험사들은 상품 판매 후 특정 경과년도 이후에 대해 통계부족 등을 고려해 단일의 손해율(최종손해율)을 적용 중이다. 대부분의 경우 실제 통계량과 관계없이 모든 담보에 대해 일괄적으로 최종손해율 적용 시점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실제 통계량을 고려해 담보별 최종손해율 적용시점을 결정하도록 하고, 관측된 손해율의 불리한 변동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행위를 금지키로 했다.
또 통계적 충분성, 유의성 요건 충족 시 손해율 산출단위를 세분화하고, 사업비 가정 산출 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등을 고려한 물가상승률을 반영토록 했다. 보험상품, 서비스, 부서에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인 '공통비'는 전보험계약 기간에 걸쳐 인식하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부사항을 담은 실무표준을 올해 1분기 중 배포해 2분기 결산부터 적용하도록 할 것"이라며 "내부통제 강화 및 감독체계 정비는 관련 규정 개정 등을 거쳐 2분기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