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고 싶어도 매출 떨어질까 ‘쉬쉬’… 맘스터치 점주들의 ‘을의 침묵'

사모펀드 체제 후 이익률 2.2배 껑충… 현장에선 “상생 실종되고 감시·통제만 남아” - 점주들 “본사·소비자 사이 ‘두 시어머니’ 모시는 신세… 이미지 타격 입을까 속앓이” - 본사 “화상회의·점검은 적법한 소통” vs 점주 “녹화 금지 공지하고 압박… 공정위 권고 무시” - 국민연금·새마을금고 자금 투입된 사모펀드… “서민 돈으로 골목상권 쥐어짜나” 비판도

2026-01-19     임채영 기자
사진출처=맘스터치

[녹색경제신문 = 임채영 기자] "사모펀드가 인수하기 전이랑 후가 솔직히 너무 달라요”

한 맘스터치 가맹점주의 탄식이다.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사모펀드(PEF) 체제 하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 화려한 숫자의 이면에는 가맹본부와 점주 간의 깊은 불신의 골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정부가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경영’에 칼을 빼 든 가운데, 맘스터치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자본의 논리와 골목상권의 생존권이 충돌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 달라진 공기… “이익률 17%의 비결은 ‘마른수건 짜기’였나”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맘스터치앤컴퍼니의 2024년 영업이익률은 17.0%를 기록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전인 2019년(당시 해마로푸드서비스) 영업이익률이 7.5%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몇 년 새 수익성이 2.2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본사는 이를 ‘경영 효율화의 성과’라고 자평하지만, 이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통상적인 영업 구조로는 불가능한 기형적 수치이다. 실제로 주요 경쟁사들의 2024년 성적표를 뜯어보면 그 격차는 더욱 명확해진다.

글로벌 1위 브랜드인 한국맥도날드의 영업이익률은 0.9%, 국내 최다 매장을 보유한 롯데리아(롯데지알에스)는 3.9%에 그쳤다. 심지어 맘스터치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소유해 철저한 비용 통제가 이뤄지는 버거킹(비케이알)조차 영업이익률은 4.8%에 불과했다.

경쟁사들이 0~4%대 이익률에 머무는 동안, 유독 맘스터치만이 이들보다 최소 3.5배에서 최대 18배 높은 17.0%의 이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 물품 유통 과정에서 과도한 '통행세'를 남기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낳고 있다.

◇ 소송전 비화… “화상회의서 압박” vs “사실무근” 진실공방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일부 점주들은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본사의 대응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점주들에 따르면, 본사는 지난 2025년 4월 전 가맹점을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차액가맹금 소송에 참여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한 점주는 “회의 시작 전 ‘녹화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고지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겉으로는 설명회였지만 사실상 소송 참여를 막기 위한 압박으로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소송 참여 점주들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불시 위생 점검’이 진행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가맹계약서를 통해 불시 점검 자제를 권고하고 있음에도 이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맘스터치 본사 측은 “해당 화상회의는 통상적인 소통의 자리였으며 소송 불참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표적 감사 의혹에 대해서도 “브랜드 품질 관리를 위한 정기적인 활동일 뿐, 특정 점주를 겨냥한 보복 조치는 결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과거 맘스터치는 점주 단체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3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반면, 일부 개별 소송에서는 본사가 승소하기도 했다. 

◇ 서민 돈으로 서민 잡았다?… ‘자본의 아이러니’

더욱 뼈아픈 대목은 점주들을 압박하는 거대 자본의 ‘출처’다.

본지 취재 및 금융투자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맘스터치를 인수한 사모펀드(케이엘앤파트너스)의 주요 출자자(LP)는 국민연금(700억 원)과 새마을금고(500억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연기금과 서민 금융의 상징인 새마을금고의 자금이, 역설적으로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가로막는 자본의 무기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이들은 지난 2022년 3,000억 원 규모의 리캡(자본재조정)을 통해 매각 전임에도 이미 투자 원금의 90% 이상을 회수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배를 불렸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의 점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본사와 소비자 사이, 우린 완벽한 ‘을’입니다”

치열한 공방 속에서도 점주들은 정작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다. 속칭 ‘본사 리스크’가 터져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선 매장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송에 참여 중인 한 점주는 “본사의 경영 행태가 밉지만, 그렇다고 싸움이 커져서 소비자들이 맘스터치를 외면하게 될까 봐 밤잠을 설친다”고 털어놨다.

점주들은 거대 자본을 쥔 ‘사모펀드’와 품질·윤리 경영을 요구하는 ‘소비자’라는 두 거대한 집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본사를 향해 칼을 빼 들었지만, 그 칼끝이 자칫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할까 봐 노심초사하는 것이 ‘을(乙)’의 서글픈 현실이다.

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본사의 멸망이 아니라, 예전처럼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공생(共生)관계”라며 “정부의 규제나 법적 판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본사가 점주를 ‘수익 창출의 도구’가 아닌 진정한 ‘사업 파트너’로 인정하는 태도 변화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1조 원 매각을 꿈꾸는 사모펀드의 '엑시트'시계와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전쟁인 소상공인들의 '생존'시계. 그 엇갈린 시간 속에서 맘스터치의 내홍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