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탈탄소 전환 속도전…비싼 전기료가 변수로

철강업계, 전기로 확대·수소환원제철 전환 본격화 탄소규제 강화 속 시장 선점 노리지만 비용 부담 가중 'K-스틸법'에 전기료 지원 빠져 업계 불만 지속

2026-01-19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부터 수소환원제철을 중심으로 한 탈탄소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글로벌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저탄소 철강 생산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전기로 확대와 수소환원제철 전환 과정에서 필수적인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전환 속도를 제약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다음 달 중 당진제철소에서 전기로·고로 복합공정 1단계 가동에 돌입한다. 해당 공정은 고로와 전기로에서 각각 생산한 쇳물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고로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기존 대비 약 2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복합공정을 시작으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에서는 전기로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3단계에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적용해 전 제품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환원하는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 역시 전기로 확대와 수소환원제철 기술 검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6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가동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총 6000억원이 투입됐다. 아울러 포항제철소에는 연산 30만톤 규모의 독자 기술 ‘하이렉스(HyREX)’ 실증설비를 착공해 2030년까지 기술 검증을 거친 뒤, 2050년까지 기존 고로 7기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사는 해외에서도 저탄소 생산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기반 제철소를 공동으로 건설한다. 총 8조원을 투입해 올해 착공하고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저탄소 철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

문제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현재 고로 방식으로 생산 중인 연간 3600만톤의 철강을 전량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할 경우 약 23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현대제철까지 포함하면 전체 전환 비용은 약 65조원에 달한다. 특히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은 고로 대비 전력 사용량이 많아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수익성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여기에 탄소 비용 부담도 겹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했으며, EU 지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따라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철강업계가 향후 10년간 3조원 이상의 인증서 구매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철강업계가 요구해온 전기요금 감면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K-스틸법에 포함되지 않았다. 철강업계는 수소환원제철 전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 정부 차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방식은 고로에 비해 훨씬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며 “저탄소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인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 실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