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운명의 2월'…최우형 거취·경영권 수호 '분수령'
2월 4~10일 수요예측…7월 미상장 시 BC카드 1100억원 보전 부담 2022년 PBR 2.5배·2024년 5조원 제시 실패…이번엔 공모가 20% 인하 수신 38.5% 급증에도 ROA·ROE 하락…최우형 행장 거취 주목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케이뱅크가 세 번째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 절차가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오는 2월 4~10일 진행되는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가 IPO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데다, 최우형 행장의 거취는 물론 BC카드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공모 희망가는 8300~9500원, 희망 시가총액은 최대 3조8541억원으로 책정됐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케이뱅크는 2월 4일부터 10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공모가를 확정하고, 2월 20일과 23일 일반 청약을 거쳐 3월 5일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IPO 도전이 사실상 마지막 상장 시도로 보고 있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IPO 기한을 올해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무적투자자(FI)들에게 지분을 배정했다. 당시 케이뱅크와 FI들은 올해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기로 약속했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FI가 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동반매각청구권은 FI가 자기 지분을 제삼자에게 팔 때 대주주 BC카드 지분(33.72%)까지 묶어서 강제로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이 경우 BC카드는 경영권을 잃을 수 있는데, 이를 막으려면 FI에 약정 수익률을 보전하거나 FI 지분을 되사야 한다. 지난해 11월 BC카드가 FI와 맺은 수익 보전 계약에 따르면 이 비용이 최대 11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과거 두 차례 IPO에서 시장 눈높이와 괴리된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이 실패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22년 첫 도전 당시 케이뱅크는 PBR(주가순자산비율) 2.5배 이상을 요구했다. 당시 카카오뱅크 주가가 상장 초기 9만5000원에서 2만원대로 하락하며 인터넷은행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되던 시기였지만, 케이뱅크는 높은 기업가치 요구를 고수했다. 2024년 재도전 당시에도 공모 희망가 9500~1만2000원, 시가총액 5조원 수준을 제시했으나 기관투자자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세 번째 도전에서 케이뱅크는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공모 희망가를 8300~9500원으로 낮춰 2024년 대비 약 20% 인하했다. 비교기업도 카카오뱅크와 일본 라쿠텐뱅크로 좁혀 PBR 1.38~1.56배로 산정했다. 공모주식 수는 8200만주에서 6000만주로 줄였고, 구주매출 비중도 절반으로 낮춰 시장 부담을 덜었다. 케이뱅크는 공모자금을 소상공인(SME) 시장 진출, 인공지능(AI) 기술 투자, 디지털자산 사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IPO에서 케이뱅크의 실적은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다. 지난해 3분기 고객 수는 1500만명을 넘어섰고, 수신잔액은 30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했으며, 여신잔액은 17조9000억원으로 10.3% 늘었다. 반면 충당금적립전 이익(충전이익)은 2562억원으로 전년 동기 2877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7%에서 0.45%로 0.22%포인트 하락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8.35%에서 6.49%로 1.86%포인트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최 행장의 연임 여부가 IPO 성패와 맞물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행장은 지난해 12월 말 공식 임기가 완료됐지만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행장 후보를 확정하지 않으면서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임기가 자동 연장된 상태다. 케이뱅크 출범 이후 연임에 성공한 행장은 없었다. 심성훈 초대 행장이 유상증자 지연 등을 이유로 6개월간 유임됐고, 2대 이문환 행장은 10개월 만에 사퇴했으며, 3대 서호정 행장도 단임 후 물러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금융권 관계자는 "최 행장의 취임 첫해 경영 성과 평가가 긍정적인 편이고, IPO 연속성을 고려하면 2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연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