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2000만달러 김치본드 발행…15년 만에 공모 시장 재개

외화 조달 채널 다변화 나서…여전사 유동성 전략 시험대

2026-01-19     박금재 기자
현대카드.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현대카드가 국내 발행 외화 표시 채권인 김치본드(Kimchi Bond)를 성공적으로 발행하며 외화 조달 채널 다변화에 나섰다. 특히 이번 발행은 원화 환전 목적의 김치본드 발행이 재개된 이후 국내 기업이 공모 방식으로 선보인 첫 사례로, 사실상 15년 만에 김치본드 시장을 다시 여는 상징적 거래로 평가된다.

19일 현대카드는 2000만달러(약 294억원) 규모의 김치본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김치본드는 국내외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으로,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외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번 채권은 1년 만기 단일물로 공모 방식으로 발행됐으며,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무위험 지표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에 60bp(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변동금리 구조를 채택해 금리 환경 변화에 대한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한 점도 특징이다.

현대카드의 이번 김치본드 발행은 제도 변화 이후 첫 공모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화 환전 목적의 김치본드는 지난 2011년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의 투자 제한 조치 이후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와 원화 약세 압력 완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김치본드 발행이 다시 가능해졌다.

시장에서는 현대카드가 제도 변화 이후 가장 먼저 공모 발행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화 조달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김치본드를 조기에 활용함으로써, 향후 발행 여건과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는 그간 해외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 신디케이트론, ABS(자산유동화증권) 등 다양한 외화 기반 조달 수단을 활용해 왔다. 이번 김치본드 발행은 기존 해외 시장 중심의 외화 조달 구조에 국내 시장을 추가함으로써, 조달 경로를 한층 입체화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여신전문금융사 입장에서는 글로벌 금리 변동성, 환율 리스크, 시장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달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김치본드는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외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시기와 조건에 따라 해외 채권 대비 비용·안정성 측면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다양한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비한 여신전문금융사의 조달 수단 다변화는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며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김치본드 발행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김치본드 시장이 점진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발행 확대 여부는 환율 흐름과 금리 수준, 투자자 수요 등 여건에 따라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그럼에도 현대카드의 이번 발행은 장기간 멈춰 있던 김치본드 시장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