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가루 분유포트’ 논란 3개월… 소비자 불신 여전한데 폴레드는 IPO 향해 질주
피해 부모들 “이상 없어도 불안은 남아”… 집단 피로감 속 이탈 늘어 회사 “법적 조치 완료”… 소비자 체감은 ‘책임 회피’ 언론 관심 식자 회사 부담 줄어… “소송 리스크 때문에 기사 꺼린다” 말도 반면 실적은 ‘고공행진’… 3분기 누적 매출 618억 IPO 일정 그대로… “시장에서는 리스크보다 성장성 본다” ‘법적으로 문제 없음’과 ‘부모들의 불안’ 사이 간극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아직 아이에게 이상은 없지만, 그 불안감은 계속 간다.”
분유포트 금속가루 논란이 불거진 지 3개월이 지났지만 피해 부모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유아용품 업체 폴레드는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해 부모들 “이상 없어도 불안은 남아”… 집단 피로감 속 참여 이탈
최근 소비자 단체 채팅방에서는 “아이에게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문제 제기를 이어가기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 인원이 줄었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초기 170명 이상이 참여했던 단톡방 인원은 현재 약 20~30%가량 감소한 상태다.
한 피해 부모는 “눈에 보이는 피해가 없으니 싸울 명분도 흐려진다”며 “그래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수 부모들이 AS는 받되 제품은 사용하지 않거나, 차기 출산 때는 다른 브랜드로 교체하겠다는 ‘조용한 불매’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 단톡방에서는 “지인 선물 추천도 다른 브랜드로 돌렸다”, “폴레드 제품은 무조건 제외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 “법적 조치 완료”… 소비자 체감은 ‘책임 회피’
폴레드는 논란 이후 △판매 중단 △리콜 △무상 교환 △상담시간 확대 등 법적 절차상 요구되는 조치를 대부분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 역시 “법적 기준 내 조치”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를 ‘형식적 대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소비자는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 아이 건강에 대한 책임 언급은 거의 없다”며 “결국 법만 지키면 된다는 태도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가 문제 제품 페이지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면서 “흔적 지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언론 관심 식자 회사 부담 줄어… “소송 리스크 때문에 기사 꺼린다” 말도
단톡방에서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아 언론 관심도 빠르게 식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부 언론계 관계자들이 “폴레드가 법적 대응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보도를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야기가 공유되며, 이들의 박탈감은 더 커졌다.
피해를 호소하는 부모들은 “결국 힘 없는 개인만 상처를 감당하는 구조”라고 토로하고 있다.
반면 실적은 ‘고공행진’… 3분기 누적 매출 618억 ‘리스크 관리’ 공백… 내부통제 한계 드러나
논란과는 별개로 회사 실적은 오히려 개선됐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폴레드는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 618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50% 증가했다. 수출 비중도 25% 수준까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분유포트 논란이 일부 제품에 국한되면서 전체 브랜드 매출에는 제한적 영향만 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제품 리콜, 소비자 클레임 대응 프로세스, 품질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구체적 공시는 거의 없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임에도 소비자 안전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가 명문화돼 있지 않다는 점은 투자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심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와 브랜드 신뢰도”라며 “유아용품 기업은 안전 이슈 하나만으로도 기업가치에 직접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IPO 일정 그대로… “시장에서는 리스크보다 성장성 본다”
폴레드는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다. 코스닥 상장은 내년 상반기가 목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아용품 시장 성장성과 해외 매출 확대 스토리가 투자자들에게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분유포트 논란이 IPO 일정에 직접적 제동을 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관계자는 “상장 이후에는 소비자 신뢰 이슈가 ESG·평판 리스크로 재부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가 크롬이라 무해”… 해명에 더 커진 불신 ‘법적으로 문제 없음’과 ‘부모들의 불안’ 사이 간극
폴레드는 문제의 금속가루에 대해 “3가 크롬이라 인체에 무해하다”는 설명도 내놨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무해하다면 왜 유아용 제품에서 벗겨지도록 설계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금속가루는 출수구가 아니라 덮개에서 발생한다”, “쇠맛은 수조 스테인리스 재질 때문일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책임 회피성 설명”이라며 반발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법적 안전 기준과 소비자 체감 안전 사이의 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용기 검사는 유해물질 용출 여부만 확인할 뿐, 반복 사용에 따른 마모나 코팅 내구성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법은 통과했지만 부모들은 안심하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트라이탄 소재로 교체… ‘사후 개선’이 신뢰 회복할까
폴레드는 논란 이후 출수구 덮개를 기존 크롬 도금 방식에서 트라이탄 소재로 전면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현재 판매 중단 상태이며, 리콜과 무상 교환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문제가 없었다면 설계를 바꿀 이유가 없다”며 여전히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상장 준비가 우선, 고객은 뒷전”… 커지는 여론 반발
단톡방에는 “상장 일정 맞추느라 리콜 확대를 피하는 것 아니냐”, “기업가치 관리가 소비자보다 우선인 것 같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환불이 아닌 무상 AS로 문제를 덮으려 한다”며 “향후 집단 대응과 법적 절차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IPO 앞둔 폴레드, 성장 스토리보다 중요한 ‘신뢰 시험대’
현대차 사내벤처 출신, 매출 고성장, 해외 진출 확대. 폴레드는 스타트업 성공 스토리의 전형을 써 내려왔다.
그러나 지금 시장이 묻는 질문은 다르다.
“빠른 성장보다 아이에게 안전한 기업인가.”
상장을 앞둔 폴레드가 통과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심사대는 거래소가 아니라 소비자 신뢰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