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니지먼트 프리즘] “매년 되풀이된 경고”…충남아산FC 사태의 출발점 '2021년'③

데이트 폭력 물의 日 선수 영입에 대표이사 체납 이슈도 순자산 줄고 수익사업은 마이너스...재무 경고등의 시작

2026-01-19     박한솔 기자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충남아산FC(구단주 오세현)의 선수 임금 체불 사태는 단일한 재정 사고가 아니라, 수 년간 누적된 경영 성과 부진과 관리 실패, 구단을 둘러싼 도덕성 이슈 등이 켜켜이 쌓이면서 분출된 사고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산시의회 회의록과 공익법인 공시자료, 구단 운영 자료를 종합하면 충남아산FC는 최근 수년간 성적·재정·ESG 등 어느 하나도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운영돼 왔으며, 지난해 불거진 임금 체불 사태는 이 연장선에서 가장 늦게 표면화된 결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출발점은 2021년 시즌이 있다. 

2021년 충남아산FC는 이른바 ‘시민 혈세로 윤리·도덕성 기준이 결여된 선수 영입’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해 2월 22일 구단은 일본 J리그에서 활동하던 일본인 공격수 료헤이 미치부치(Ryohei Michibuchi)를 영입했는데, 그는 일본 시절 교제 중이던 여성을 폭행해 상해 혐의로 체포됐다는 언론 보도 직후 소속팀에서 방출된 전력이 있는 선수였다.

충남아산FC는 이러한 전력을 가진 료헤이를 당시 주전 선수로 계약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입을 강행한 셈이다. 이는 곧바로 지역사회의 반발로 이어졌다. 수십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충남 아산FC 료헤이 퇴출을 위한 공동행동’은 2021년 3월 24일 아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데이트폭력 가해자를 시민구단이 영입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하며 퇴출을 요구했다.

시민사회와 여론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구단은 결국 2021년 5월 31일 상호합의에 따라 료헤이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퇴출 절차를 밟았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이 과정에서 “사회적 기준과 시민구단의 정체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쇄신 의지를 밝혔지만, 영입 자체가 검증 실패였다는 비판까지 피하기는 어려웠다.

2021년 충남아산FC를 둘러싼 논란은 선수 영입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구단 운영의 최종 책임선에서도 신뢰와 도덕성 문제를 드러냈다. 그 중심에는 당시 대표이사였던 이운종 씨가 있었다. 당시 일부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 대표가 국세 39억 원, 지방세 3억 원 등 약 42억 원 규모의 세금을 체납한 고액 체납자로 분류됐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 문제 역시 시민사회 반발로 이어졌다. ‘충남아산FC 료헤이 퇴출을 위한 공동행동’은 같은 날 아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데이트폭력 전력이 있는 선수 영입과 함께 고액 세금을 체납한 인사가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프로축구단을 대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운종 당시 대표이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결국 이운종 전 대표이사는 2021년 8월 충남아산FC 이사회 결정으로 해임됐다. 당시 구단 이사회는 비공개 회의를 열어 대표이사와 사무국장 해임안을 의결했고, 이후 구단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다만 대표이사 교체 이후에도 구단 운영 구조 전반이 근본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는 이어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이기애 아산시의원은 지난해 6월 23일 열린 제259회 아산시의회 기획행정농업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사안을 직접 거론하며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계약을 정리하는 방식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말하며, 선수 영입 과정에서 사전 검증과 윤리 기준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이 의원은 같은 감사에서 대표이사 교체 이후 상황을 언급하며 “대표이사를 교체했지만 이후에도 충남아산FC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고, 한 해도 그냥 넘어간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후 정리 방식이 선수 영입에 국한되지 않고, 구단 운영 전반에서도 반복돼 왔다. 대표이사 해임 이후에도 관리·감독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021년 충남아산FC는 K리그2 정규리그를 8위로 마감했다. 충남아산FC가 공시한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 표준서식」에 따르면 그해 말 기준 구단의 보통순자산은 전년 대비 4억6805만 원 감소했으며, 특히 수익사업 부문에서는 보통순자산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재무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명노봉 아산시의원은 충남아산FC의 운영 문제를 두고 재정 구조와 관리·감독 체계의 한계를 지적했다.

명 의원은 18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충남아산FC는 도비와 시비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로 운영돼 왔고, 재정 자립이 가장 큰 과제”라며 “시민구단으로서 스스로 설 수 있는 구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명 의원은 특히 2021년 당시 구단을 둘러싼 관리·감독 여건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그 당시 예산 규모가 약 40억 원 수준이었고, 그에 비해 관리·감독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은 제한적이었다”며 “선수 영입이나 운영 과정에서 사전에 점검하고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뚜렷하게 작동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명 의원은 현재도 관리 공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부터 도비 50억 원과 아산시비 50억 원 등 총 100억 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현재 단장과 전력강화부장이 공석으로 남아 있다”며 “운영 규모가 커진 만큼 이에 걸맞은 관리·감독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효진 아산시의원은 충남아산FC의 문제를 두고 재정이나 개별 사건보다 구단 운영 주체들의 ‘역량’ 문제를 짚었다.

박 의원은 같은 날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표를 포함해 구단 안에서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역량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선수 영입 단계, 관리·감독, 이사회 역할을 종합적으로 보면 결국 총체적인 역량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성과 이후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난 판단 실패를 문제로 지목했다. 그는 “재작년에 성적이 나쁘지 않았고, 그 흐름 속에서 욕심을 내게 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대표가 중재하거나 제어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판단과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프로 구단 운영에 필요한 준비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구단을 보면, 제도나 시스템, 프로적인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운영에 참여해 성과를 낸다”며 “충남아산FC의 경우 축구와 체육 전반에 대한 이해와 깊이가 충분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는 19일 아산시 체육진흥과와 충남아산FC 측에 서면과 통화로 입장을 요청했다. 아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전화를 통한 질의응답 형식보다 직접 방문해 인터뷰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면서 구단 운영 및 재정 관리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