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니지먼트 프리즘] FC서울 린가드 딜의 이면...‘계약서 밖 조건’ 어떻게 관리됐나②
주거 지원 논의는 있었지만 계약서엔 없었다...구단은 ‘내규 관리’ 설명 타 구단은 계약서 명시 원칙...전문가들 “미기재 시 해석 차이 우려”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제시 린가드의 FC서울 이적 과정에서 주거와 같은 생활 지원 조건이 협상 테이블에 올랐지만, 해당 내용은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 영입 과정에서 논의된 조건을 계약서로 관리하지 않은 선택이 일반적인 관행인지, 아니면 예외적 판단이었는지를 놓고 질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FC서울 홍보팀 관계자는 16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린가드는 시그니엘과 트리마제 등 주거 옵션을 놓고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해당 내용은 계약서에 명시된 조건은 아니었고, 구단이 정한 지원 기준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이 차액을 부담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거와 차량 제공과 같은 사항은 K리그 표준계약서에 포함되는 항목이 아니라 구단 내부 기준에 따라 안내된다”며 “계약서에 주거 형태나 세부 조건을 일일이 명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린가드의 주거지는 본인이 선택했고, 차량 제공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구단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스타 선수를 영입하는 협상 테이블에서는 연봉과 계약 기간 외에도 다양한 부수 조건이 함께 논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거 지원이나 이동 편의 제공처럼 선수의 생활 여건과 직결되는 요소들은, 특히 ‘빅네임’ 영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거론되는 항목으로 꼽힌다.
관건은 이러한 조건이 논의됐는지 여부 자체가 아니라, 그 논의를 계약서에 반영하거나 반영하지 않을 경우 이를 어떤 방식으로 관리·정리하는지에 있다.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과 구두로 전달된 설명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 간 인식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 에이전트는 16일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계약서에 담긴 내용과 협상 과정에서 구두로 전달된 설명이 어긋나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실제 현장에서도 간혹 발생한다”고 전했다.
K리그 구단 가운데서는 선수 영입 과정에서 주거나 차량 등 생활 지원 조건이 협상 과정에서 논의될 경우, 이를 계약서에 명시해 관리하는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광주FC에서 행정·경영을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16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외국인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을 포함해, 주거나 차량 등 생활 지원 조건이 협상 과정에서 논의될 경우에는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거와 차량 지원 역시 계약 관계에 포함되는 옵션이기 때문에, 지원을 하기로 했다면 계약서에 넣어 관리한다”며 “계약서에 담지 않고 관례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문서로 정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계약 관리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용만 단국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선수 계약뿐만 아니라 스포츠 산업 전반에서 모든 것은 계약에 근거한다”며 “사후 법적 분쟁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계약 내용을 아주 자세하게 명문화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것까지 기재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디테일하게 계약서에 담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서로 상반된 의견이 생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도 유사한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전별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16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주거 지원이나 이동 편의 제공처럼 선수의 생활과 직결되는 조건은 단순한 복지나 배려 차원이 아니라, 선수의 직무 수행과 계약 이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연봉이나 출전 조건과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 계약서나 부속 합의서에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또 “구단이 주거·이동 지원을 내부 기준이나 내규에 따라 운영해 왔다고 설명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선수 개인에 대한 계약상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해당 기준이 계약서와 명확히 연결되지 않았거나 선수에게 충분히 고지·동의되지 않았다면, 분쟁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타 선수 영입은 연봉 외에도 생활 안정, 정착 지원, 환경적 조건에 대한 기대가 큰 계약 구조”라며 “이런 계약일수록 구두 합의나 관행에 의존하기보다는, 일반 계약보다 조건을 더 구체적으로 문서로 남겨야 향후 신뢰 훼손이나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