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VS 셀트리온, JPMHC 발표 이후 엇갈린 주가...왜?
수익 확장 가시성·지배구조 불확실성, 시장 신뢰도 온도차 분석 셀트리온, 고원가 재고 소진·고마진 판매 등 펀더멘털 강화 기회도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JPMHC)에서 K-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장밋빛 포부를 드러냈지만, 주가 반응은 희비가 교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익성을 손쉽게 예측 가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셀트리온이 짐펜트라 판매 부진에 따른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주가는 9일 대비 6.20%, 0.48% 상승한 197만 원, 21만 원에 각각 마감했다. 제약바이오분야 최대 연례행사인 JPMHC 메인트랙에 2개 기업이 발표한다는 기대감이 9일 주가에 반영됐지만, 한국 시간 기준 14일 9시 이후부터 주가흐름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서 수익 가시성을 보여준 삼성바이오와 달리, 셀트리온은 시장이 주목했던 짐펜트라 등 본업에서의 불확성을 해소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은 JPMHC에서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와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했다. 삼성바이오는 순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시설로의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셀트리온 역시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생산시설을 CDMO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개발의 모든 과정을 내재화하는 등 수직계열화해 신약 개발 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서 시장 신뢰를 쌓아온 삼성바이오는 연구와 개발 영역을 내재화해 신약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개입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고객사가 신약 후보물질을 가져오면 세포주 개발(CDO)부터 공정 개발, 임상 및 상업 생산(CMO)까지 해결해 주는 구조다. 고객사를 삼성바이오 시스템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릴 수 있는데다, 내부적으로 신약 개발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 역시 창업 초기부터 연구와 개발, 생산, 유통 과정을 하나로 묶는 수직계열화를 지향해 왔다. 최근의 브랜치버그 공장 인수는 이 밸류체인의 완성 단계인 현지 생산 내재화 차원으로, 해외 대형 제약사 론자 등 외부 CMO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신약 개발 시 지식재산권(IP) 보호나 지정학적 리스크 통제에도 효과적이다. 직접 개발한 짐펜트라 등을 직접 생산, 판매하면서 수익 구조를 단순화하고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주가 추이에 대한 결정적인 차이는 수익성 확대와 관련 시장 신뢰의 온도차가 존재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12월 해외 대형 제약사 GSK로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소재 생산 시설을 약 4136억 원(2억 800만 달러)에 인수하며 기존 시설의 위탁생산계약을 그대로 승계했다. 현지 숙련 인력 500여 명의 고용도 대부분 유지해 생산 공정의 연속성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부터 바로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 인수를 포함하고도 역대 최대 연간 수주액 6조 8000억원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셀트리온 역시 미국 브랜치버그 공장과 함께 약 6787억 원(4억7000만 달러) 규모의 CMO 계약을 확보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삼성바이오 수주가 타사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생산하는 본업의 연장선 상에 있다면, 셀트리온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CMO 영역으로 확장하는 첫 발을 이번 브랜치버그 공장을 통해 뗐다. 삼성바이오와 같이 공장 인수 후 공장을 가동할 물량이 생겼더라도, 수주분을 바로 이익으로 전환해 왔던 삼성바이오와 달리 불확실성을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공장 초기 가동 비용을 웃도는 수준의 가동 물량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일라이 릴리에게 받은 물량은 연간으로 나누면 1700~2200억 원 수준인데, 이는 셀트리온 전체 매출 목표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릴리로부터 발생한 예상 매출을 2200억 원으로 잡아도 셀트리온이 밝힌 매출 목표 5조 3000억 원의 4.15%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약 96%를 본업인 짐펜트라 매출로 채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 시점에 대한 차이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삼성바이오는 알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적분할을 통해 지배구조에서 분리하고, 인적분할 시 대주주가 자사주로 지배력을 강화하던 관행도 배제하면서 일반 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을 최소화했다.
반면 셀트리온은 유통을 맡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과정에서 기존 주식 수의 약 50%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하며 주당 가치를 희석시켰다. 실적 대비 고평가 논란을 받았던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은 시너지에 대한 시장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해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한편, 시장에서는 셀트리온 합병 이후 고원가 제품 소진으로 매출 원가율이 개선된 만큼 매출에 속도가 붙으면 올해 말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20.7%, 영업이익은 14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고원가 제품 소진 외에도 마진이 높은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 영업이익도 함께 증가했다"며 "셀트리온이 앞으로 주력하는 부분도 이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서정진 회장은 JPMHC에서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목표 시점을 내년으로 공식화했다.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유망 바이오 벤처나 혁신 기술에 투자해 그룹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홀딩스 최대주주는 98.1%의 지분을 가진 서정진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