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건설, 행정소송 선고 임박에도 계열사 수혈 지속…‘호반 판례’ 기대 속 공정위 감독 공백 논란

내부거래 66% ‘재벌 1위’…오너 2세 승계 구조 고착 ‘벌떼입찰’ 제재·검찰 기소에도 자금대여는 계속 1월 말 행정소송 선고 임박…‘호반 판례’ 기대 “전면 취소는 어렵다”…부분승소 가능성에 무게 회사 측 “정상적 내부 금융거래…소송 관련 입장은 제한” 행정소송·형사재판과 별개로 남는 질문 ‘합법’과 ‘정당성’ 사이…공정위 역할 시험대

2026-01-15     한순구 기자
▲구교운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지원행위 제재에 불복해 제기한 대방건설의 행정소송 선고가 이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회사가 제재 이후에도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 대여를 이어가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원 판단을 앞둔 상황에서 오너 2세 회사로의 자금 이전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공정위 제재의 실효성과 감독 당국의 역할을 둘러싼 비판도 커지고 있다.

 

내부거래 66% ‘재벌 1위’…오너 2세 승계 구조 고착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대방건설그룹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65.9%로,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23.4%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오너 1세는 대방건설 창업주인 구교운 회장이다. 그룹의 실질적 2세 경영은 구 회장의 딸 구수진 씨와 며느리 김보희 씨가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분 100%를 보유한 대방산업개발을 통해 시행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내부거래와 자금 지원이 이 회사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승계용 외형 키우기’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대방건설

 

‘벌떼입찰’ 제재·검찰 기소에도 자금대여는 계속

공정위는 대방건설이 2014~2020년 공공택지 입찰 과정에서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한 ‘벌떼입찰’ 방식으로 택지를 확보한 뒤, 이를 오너 일가 회사인 대방산업개발 등에 전매해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205억 원을 부과했다. 검찰도 지난해 구교운 회장과 구찬우 대표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방건설의 계열사 자금 지원은 멈추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지난주까지도 계열사에 수백억 원대 운영자금을 대여했다. 올해 1월 초부터 중순까지 오너 2세 회사인 대방산업개발과 그 관련 법인에 잇따라 자금이 공급된 사실이 공시로 확인된다.

형식상 이사회 의결을 거친 합법적 금융거래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지만,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된 시점에도 동일한 거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재가 사실상 경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월 말 행정소송 선고 임박…‘호반 판례’ 기대

대방건설의 행정소송은 지난해 12월 변론을 종결했고, 이달 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3월 예정된 형사재판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방건설이 핵심 방어 논리로 내세우는 것은 이른바 ‘호반건설 판례’다. 대법원은 호반건설 사건에서 공공택지를 공급가로 전매한 행위 자체는 부당지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의 약 60%를 취소했다. 대방건설 역시 공급가 전매 부분은 기존 판례에 비춰 취소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전면 취소는 어렵다”…부분승소 가능성에 무게

다만 법조계에서는 대방건설 사건을 호반 사례의 단순한 반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호반 판결 역시 공급가 전매와 일부 자금 대여는 합법으로 봤지만, 무상 PF 보증과 위험 이전 등 신용·이익 귀속 구조에 대해서는 부당지원을 인정했다.

대방건설 사건의 핵심 쟁점 역시 개별 행위보다, 시행·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이 총수 일가 회사로 귀속되는 구조와 그 규모다. 공정위는 이익 이전 규모가 과도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으며, 법원도 ‘허용 가능한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공급가 전매 부분은 취소되더라도, 시행·시공 이익 이전과 관련한 일부 제재는 유지되는 ‘부분승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서는 과징금 전액 취소보다는 100억 원 안팎이 남는 절충적 판단이 현실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행정소송·형사재판과 별개로 남는 질문

문제는 법원 판단과 별개로, 언론 지적과 공정위 제재 이후에도 계열사 자금대여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감사보고서와 최근 공시를 종합하면 대방건설은 사실상 그룹 내 ‘자금 허브’ 역할을 하며, 오너 2세 회사와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행정소송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동일한 거래 구조가 유지되는 것은 감독 공백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법적으로 일부 위법성이 축소되더라도,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문제는 별도의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법’과 ‘정당성’ 사이…공정위 역할 시험대

대방건설 사례는 공정위 제재가 사후 처벌에 머물고, 기업 행태를 실질적으로 바꾸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말 법원 판단이 나오더라도, 내부거래와 계열사 수혈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논란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행정소송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이후 구조 개선 여부”라며 “공정위 역시 과징금 부과를 넘어, 실효성 있는 감독과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회사 측 “정상적 내부 금융거래…소송 관련 입장은 제한”

이에 대해 대방건설 측은 계열사 자금 대여와 관련해 “기업 경영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내부 금융거래로, 법적 요건을 충족한 정상적인 절차”라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운영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일반적인 금융 거래이며, 법인세법상 인정되는 정상 이자율을 적용해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금리와 조달 여건을 감안할 때 그룹 내부 조달이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신속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금 지원은 대방건설의 유동성 여력과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선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재무 구조 내에서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와 관련한 행정소송에 대해서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에는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