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유지율 제고에 '칼 빼든' 금융당국..."판매수수료 先지급 관행 개선한다"

- 보험계약 유지율 제고 위한 판매수수료 분급 유도...최대 7년간 분할 지급 - 판매수수료 정보 공개 확대...보험 상품군별 판매수수료율 비교·공시 - 보험계약 유지율 정상화, 설계사의 안정적 소득 확보 기대...판매채널 안정화 유도

2026-01-15     윤덕제 기자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금융당국이 보험상품 판매수수료 개편을 통해 계약 유지율 제고에 나섰다. 상품 판매수수료를 다년간 분할 지급 방식으로 전환해 단기 계약 유치보다 장기 유지에 집중토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더해 설계사의 불합리한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해 판매수수료를 소비자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보험상품 판매수수료 개편은 보험계약 유지율을 높이고 보험 판매수수료 정보의 투명성을 강화해 보험계약자의 '알권리'를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 체결 초기에 설계사에게 수수료 대부분을 몰아주는 관행이 부당승환, 불완전판매 등으로 이어져 낮은 보험계약유지율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보험계약유지율은 영업 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만큼 보험사로서는 장기고객 확보를 통한 수익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유지율 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보험계약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판매수수료 분급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판매수수료 대부분이 선(先)지급돼 설계사의 계약 유지관리 유인이 부족하고, 실적 달성 조건부로 지급되는 고액의 정착지원금 등이 잦은 계약 승환(갈아타기)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국내 보험사들의 25개월차 보험계약유지율은 69.2%로, 싱가포르 96.5%, 일본 90.9%, 미국 89.4% 등 주요국 대비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에 계약 초기 대부분 집행되는 판매수수료를 분급하도록 했다. 기존 선지급 수수료 외에 최대 7년간 분할 지급되는 유지관리 수수료(보험계약 유지시에만 지급)를 신설해 보험설계사들의 계약 유지관리 서비스 대가로 지급한다.

또한 계약유지 5~7년차에는 장기유지관리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해 보험계약이 유지되는 기간이 길수록 설계사가 수령할 수 있는 수수료도 증가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설계사가 이직 또는 해촉될 경우 해당계약을 유지관리할 설계사를 신규로 지정하고, 유지관리 서비스를 수행한 설계사에게 유지관리수수료가 지급된다.

아울러 보험대리점(GA)이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해서도 1200%룰을 확대 적용하며, 1차 연도 수수료 외에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정착지원금, 시책 수수료 등도 모두 포괄해 수수료 한도를 산정한다.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 지급으로 인한 설계사 등 판매채널의 차익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차익거래 금지기간을 현행 1년에서 보험계약 전기간으로 확대한다.

특히 소비자의 알권리 강화를 위한 판매수수료 정보 공개를 확대한다. 그간 판매수수료 공개 수준이 미흡하고, 소비자가 수수료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 높은 수수료 상품 위주의 영업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보험 판매수수료 정보 비교·공시와 비교·설명 의무를 신설한다. 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 상품군별 판매수수료율 등을 비교·공시하고, 선지급-유지관리 수수료 등의 비중도 세분화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500인 이상 설계사가 소속된 GA의 경우 상품 판매 시 GA가 제휴하고 있는 보험사의 상품 리스트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며, 추천하는 상품의 수수료 등급과 순위를 설명하도록 의무화했다. 수수료 등급은 매우높음, 높음, 평균, 낮음, 매우낮음 등 5단계로 나뉜다.

이밖에 이번 판매수수료 제도개선과 함께 관리체계도 개편하게 됐다. 보험사 상품위원회가 보험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의 전(全) 과정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한다. 상품위원회는 상품 담당 임원, 준법감시인, 금융소비자 보호 담당 임원 등으로 구성되며, 상품의 사업비 부가 수준 및 수익성 분석의 적정성, 불완전판매 가능성 등 상품 운영방안 전반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금감당국 관계자는 "이번 판매수수료 개편으로 보험계약 유지율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보험설계사에게도 계약 유지관리 활동에 대한 보상이 강화돼 소득의 안정적 확보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