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정태영이 이끄는 현대카드 ESG, ‘선언’보다 ‘구조 변화’에 방점
카드업 본질에 ESG 결합…환경·금융·문화 전반에 구조적 변화 시도 브랜드 전략과 맞닿은 ESG…정량 성과 부족은 과제로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정태영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의 ESG 전략은 선언적 구호나 보고서 중심의 접근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ESG를 일회성 캠페인이나 외형적 공시 수단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카드업의 사업 구조와 소비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서다.
현대카드는 ESG를 별도의 경영 영역으로 분리하기보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ESG를 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카드업을 운영하는 방식 자체로 흡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환경(E) 부문에서 현대카드는 종이 명세서 축소와 모바일 중심 고객 커뮤니케이션 전환을 대표 사례로 내세운다. 실물 카드 제작 과정에서도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며 플라스틱 사용 저감과 탄소 배출 감축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환경 캠페인을 별도로 띄우기보다는, 고객 접점과 운영 프로세스 전반에서 환경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사회(S) 부문에서는 금융 접근성 확대와 문화 지원이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카드는 신용도와 소득 수준에 따라 배제되기 쉬운 금융 소비자층을 포용하는 한편, 음악·디자인·공연 등 문화 영역에 대한 장기적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단기 성과보다는 ‘금융과 문화의 결합’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축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행보는 현대카드의 브랜드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ESG를 사회공헌의 외곽 활동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과 연결시킨 대표 사례로 꼽는다. ESG가 곧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접근이라는 평가다.
지배구조(G) 측면에서도 현대카드는 비교적 일관된 메시지를 유지해 왔다. 이사회 내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강조하며, 내부통제와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는 설명이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점에서 금융권 내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다만 현대카드의 ESG 전략을 둘러싼 비판적 시각도 공존한다. 구조적 변화 중심의 접근이다 보니, 정량적 성과를 명확히 제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환경·사회 부문에서 실제로 어느 정도의 수치 개선이 이뤄졌는지를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 지원과 사회공헌 활동을 두고는 브랜드 마케팅과 ESG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화 콘텐츠 후원이 기업 이미지 제고로 이어지는 만큼, 순수한 사회적 가치 창출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ESG가 전략적으로 설계된 만큼, 그 성과 역시 보다 명확히 검증돼야 한다는 요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의 ESG는 ‘무엇을 선언했는가’보다 ‘어떻게 바꿨는가’에 초점을 맞춘 사례로 평가된다. ESG를 별도의 목표로 두기보다,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 속에 스며들게 한 점은 분명한 차별점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 ESG의 강점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재해석한 데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구조 변화가 실제 성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수치로 입증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