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금융지주에 칼 빼든 금감원...19일부터 지배구조 특별점검
KB·신한·하나·우리·농협·JB·BNK·iM 대상 지배구조 선진화TF에 검사 결과 반영 李 대통령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 후속 조치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금융감독원이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JB·BNK·iM)에 칼을 빼들었다. 이들 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이사회 운영 실태를 포함해 각 지주의 실제 지배구조 작동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조만간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개선 사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금감원은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와 관련한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당시 "소위 관치금융 문제 때문에 정부는 직접 관여하지 말라고 해서 안하는데, 한편으로 가만 놔두니까 부패한 '이너서클(핵심층)'이 생겨 소수가 멋대로 돌아가면서 지배권을 행사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비정상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점검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배구조 모범 관행의 실질적인 작동 여부가 중점 점검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2023년 당국과 업계가 함께 마련한 모범 관행이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치 않아 각 지주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 등이 훼손되고 있다는 시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이 각 지주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문제 삼는 부분은 ▲'이사회 참호'를 구축한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 ▲이사회 및 각종 위원회의 '거수기' 전락 ▲사외이사의 실질적 견제·감시 기능 약화 등이다.
금감원이 제시한 사례를 보면 A지주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갑작스레 이사의 재임 가능 연령 상한(만 70세)을 현직 회장에게 유리하게 바꾸고 그의 연임을 결정했다.
B지주는 회장 후보 접수 기간을 달력 기준으로는 15일간으로 공지했지만 실제 영업일 기준으로는 닷새에 불과했다.
아울러 C은행은 이사회 전문성 관리를 위해 도입한 '이사회 역량 매트릭스(BSM)'의 전문성 항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다양성을 왜곡했다.
D지주는 사외이사 평가 시 외부평가기관 등의 객관적 평가를 활용하지 않고 단순 설문 방식으로만 평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마저도 평가대상 모두에게 재선임 기준 등급(우수) 이상을 부여하는 등 평가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과 금융위는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16일 출범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TF에서 개선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감독·권고 수준을 넘어 법·제도 전반을 포괄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도출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단순한 모범관행 수정이 아니라 강제력을 부여하는 입법 추진까지 논의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대통령이 직접 지적한 사안인 만큼 논의가 보다 깊이있게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