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유출' 논란 재점화?…SC제일은행, 해외 본사에 거액 배당하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 3055억원...전년比 11.82%↑ 연간 실적 상승 예상되면서 고액 배당 유지 여부 관심↑ 배당금 전액 해외 본사로...23·24년 배당성향 70·73% 사회공헌비 지출은 오히려 줄어...순익 대비 비율 3%대 그쳐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SC제일은행이 올해도 거액 배당을 실시할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일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는 데다가 배당금 전액이 해외 본사로 보내지는 구조라 '국부유출' 논란을 피할 수 없는 탓이다. 여기에, 제일은행이 사회공헌비 지출에 비교적 소극적이라는 점 또한 고액 배당과 그에 따른 국부유출 논란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모양새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이 은행연합회 등에 공시된 제일은행의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제일은행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1.82% 증가한 305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하락 탓에 이자이익(9089억원·2.8%↓)이 감소했지만,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 증가로 늘어난 비이자이익(2714억원·13%↑)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누적 실적이 개선된 만큼 업계는 제일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제일은행은 2024년 연간 순이익 332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이 최종적으로 얼마가 되느냐, 이를 언제 회계에 인식하느냐 등이 변수이긴 하지만 3분기까지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터라 (제일은행의 지난해 연간 실적이) 일단은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수적으로 보면 3500억원, 조금 더 넓게 보면 3700억원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실적 상승이 예상되면서 업계는 제일은행의 올해 배당금에 주목하고 있다. 제일은행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타 금융사 대비 월등히 높은 것은 물론, 지배구조상 배당금 전액이 해외 본사로 보내져 그간 계속해서 국부유출 논란이 불거져 왔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100% 자회사다.
실제로 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은 꾸준히 '압도적'인 수준을 유지해 왔다. 제일은행은 2022년 4089억원에 달했던 순이익이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며 3000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졌음에도 배당금과 배당성향은 모두 늘렸다.
구체적으로 이 기간 제일은행의 배당금 및 배당성향은 ▲2022년 1600억원·40.89% ▲2023년 2500억원·73.37% ▲2024년 2320억원·69.75%로 집계됐다.
2년 새 배당금은 45%, 배당성향은 28.86%포인트(p)나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배당성향이 통상 20% 중후반대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비 지출에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점도 관련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은행연합회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지자체·공공기관 출연금 등 제외)는 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8% 줄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 비율 역시 3.83%에서 3.1%로 0.72%p 떨어졌다.
반면 이 기간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사회공헌비는 9765억원에서 1조1308억원으로 15.8% 늘었고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 비율 평균치도 8%에서 9.31%로 1.31%p 상승했다.
ESG 경영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으면서 적지 않은 금융사들이 사회공헌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와중에 제일은행만큼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배당이 절차와 규정, 자본적정성 및 건전성 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된 것이라면 배당금이 높다는 점만으로 (제일은행을)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자본여력 등이 충분하다면 배당금 확대 등은 금융사 자율 영역이라는 게 금융당국 등의 기본적인 입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일은행의 경우, 배당성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번 돈을 외국으로 보내면서 정작 한국 국민들에게는 소홀하다'는 프레임에 갇혀있다는 게 문제"라며 "제일은행이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이 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배당금 예상액과 국부유출 논란, 사회공헌비 지출 등에 대한 <녹색경제신문>의 문의에 제일은행은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