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뒷談] 글로벌 이목 끈 LG전자 클로이드 '진화 ing…'

CES 현장서 화제 중심, 일각선 구동 속도·크기 두고 이견도 류재철 대표 "완성형 아닌 ‘진화형 플랫폼’ 트레이닝 가속도"

2026-01-14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올해 CES에서 LG전자는 LVCC 센트럴 홀에서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꾸리고 TV, 모빌리티 전장, 가전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친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각국의 바이어, 관람객이 주목하는 '핫한' 부스였죠. 

그 가운데서도 LG전자가 올해 첫 선을 보인 가정용 휴머노이드 클로이드(CLOiD)는 CES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으더니 현장에서는 LG전자의 다른 전시가 상대적으로 묻힐 정도로 모든 관심을 끌었습니다. 

도슨트 프로그램에서 다른 전시를 설명하는 와중에도 관람객들이 클로이드만 바라보고 있어, 가이드가 여러번 주의를 집중시켜야 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만큼 'LG전자가 휴머노이드를 내놨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의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관심이 컸던 만큼, 평가도 냉정했습니다. 현장에 모인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컨셉은 인상적이지만, 만듦새와 성능은 기대 대비 약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우선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아쉽다는 평가입니다. CES 현장에서 운영된 도슨트 프로그램에서 클로이드는 전시와 전시 사이를 이동하며 관람객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사전에 짜여진 동선과 시나리오 안에서만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이 예상 시간을 초과하자 주변 상황을 인식해 대기하거나 흐름을 조정하기보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혼자 이동을 시작하는 장면도 연출됐죠. 환경 변화에 대한 자율 판단 능력은 아직 제한적인 모습입니다.

하드웨어 구조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클로이드는 하부가 바퀴형 플랫폼으로 설계돼 있는데 모듈 자체의 크기가 상당히 커 실제 가정 환경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에는 부담스러워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CES 전시장은 기기와 기기 사이 간격이 넉넉하게 설계돼 있지만, 일반 가정은 가구와 벽, 문턱 등으로 훨씬 밀도가 높다는 점에서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선 외관을 컴팩트하게 조정하는 기술 고도화가 필수적입니다. 

현장에서 시연된 주요 기능의 경우 속도와 범용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클로이드는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고 오븐에 음식을 집어넣으며 세탁 후 빨래를 개는 장면을 선보였지만, 전반적인 동작 속도가 느리고 한 동작을 마무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했습니다.

또 냉장고, 오븐 등의 문을 닫고 동작을 설정하는 과정은 가전에 내장된 기능이 자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LG전자 생태계 안에서만 작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됩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류재철 CEO를 비롯한 사장단이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다른 제품이나 사업 전략보다도 질문의 상당수가 클로이드 성능과 한계, 그리고 향후 개선 계획에 집중됐습니다.

현장에서는 '동작이 느리다', '기술의 차별점이 뭐냐', '실제 가정에서 쓰기엔 크고 비효율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이 직설적으로 나오며, 류 CEO가 기자간담회 데뷔전을 꽤나 혹독하게 치룬 모습이었습니다. 

류 CEO는 지적을 피하지 않고 솔직한 답변으로 지적을 정면돌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류 CEO는 “아직 한계가 많다는 지적은 정확하다”고 인정하며, 현재 클로이드는 속도보다 안전성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가정 환경에서 사람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로봇인 만큼, 초기에는 보수적으로 설계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LG전자가 제시한 해법의 핵심은 ‘트레이닝’입니다. 류 CEO는 현재 클로이드가 충분한 양의 학습 데이터를 쌓지 못한 상태라며, 대량 학습을 통해 움직임 속도와 반응성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류 CEO는 "몇 달 이내에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동작 속도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반드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즉, 현재 모습이 최종 형태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성능 고도화 과정에서의 계열사의 역할 분담도 구체적으로 제시됐습니다. 액추에이터는 LG전자가 직접 내재화해 정밀성과 내구성을 강화하고 소프트웨어와 AI 학습,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는 LG CNS가 담당한다는 설명입니다. 상황을 인식하는데 필수적인 비전센싱은 광학기술에 강점을 가진 LG이노텍이 담당합니다.

LG전자는 클로이드를 단기 완성형 제품이 아닌,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내년을 ‘상용화’가 아닌 ‘현장 실증의 원년’으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 가정과 상업 환경에서 데이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성능과 자율성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입니다.

출시 시기와 가격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실증 결과에 따라 제품 형태와 서비스 모델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CES 2026에서 클로이드는 LG전자의 새로운 모티브인 '도전'을 상징하는 하나의 마스코트 역할을 했다는 인상입니다.

간담회에서 류 CEO는 "사실 클로이드의 만듦새가 아직 완성형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CES에서 선을 보여야할지에 대해 내부 고민이 있었다"며 "그래도 LG전자가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클로이드 공개의 속내를 밝혔습니다. 류 CEO가 신년사에서도 강조했던 '속도'와 '실행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지금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 및 제조업의 비용구조 한계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난 2025년 말 LG전자의 연결 매출액은 89조 2025 억원으로, 전년대비 1.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 4780 억원으로 전년대비 27.5% 감소했죠. 

LG전자가 B2C 기반의 하드웨어 제조업 구조에서 벗어나 B2C로, 또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배경입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클로이드는 LG전자가 향후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술 축적의 시간을 감내하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선언에 가까워 보입니다.

LG전자가 AI·소프트웨어·서비스로 이어지는 새로운 성장 궤적을 그릴 수 있을지 그 행로에 글로벌 커스터머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