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장이 실무자 압박해 744억 '부적격 대출'…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 10명 기소

- 기업은행 여신심사센터장·부행장 등 10명 특경법 위반 기소 - 2017~2023년 부당대출 발생…타인 명의 법인·허위 서류 동원 - 기업은행 "지난해 1월 사건 인지...부점장급 이상 임직원 관리 강화"

2026-01-12     나아영 기자
IBK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700억대 부당대출을 승인해주고, 건물에 기업은행을 입점시켜 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전현직 기업은행 임직원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이희찬 부장검사)는 이날 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 10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경법)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중 3명은 구속 기소, 7명은 불구속기소됐다.

기업은행 출신 부동산 시행사 대표 김모씨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유착 관계를 형성한 은행 직원을 통하거나 허위 계약서 제출 등으로 총 744억원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타인 명의로 여러 법인을 설립한 후 자기자금을 가장하고 대출금 용도를 속이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은행 여신심사센터장인 조모씨(구속기소)는 수석심사역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실무자를 압박해 불법 대출을 승인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불법 대출을 눈감아준 대가로 김씨 등에게서 3억245만원 상당 금품과 6000만원 가액 주식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금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건물을 신축한 김씨는 해당 건물 가치를 높이고자 기업은행 입점을 추진했고, 이를 위해 당시 부행장 A씨에게 청탁하고 골프 접대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무자의 반대에도 김씨 건물에 지점 입점을 강행한 A씨는 이후 김씨로부터 1억1330만원 상당의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을 대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와 조씨, A씨를 구속기소하고, 김씨 배우자이자 기업은행 여신심사센터 팀장 B씨와 지점장 3명, 차주업체 대표 등 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초 기업은행에서 거액의 불법대출이 발생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지난해 1월 인지했다"며 "이후 부점장급 이상 임직원 데이터베이스 등록, 이해상충 예방 체크리스트 신설, 감사자문단 출범 등 업무 프로세스와 내부통제 체계를 지속 점검하고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