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리아' 특허 그물망 걸린 셀트리온...미국 이어 독일서도 '진땀'
판매 금지 및 회수 명령에 무효화 대신 '특허 합의'로 유턴 셀트리온 "벨기에 승소 발판으로 국가 별 맞춤 대응할 것"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독일 법원이 셀트리온의 안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CT-P42)'의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 내 최대 시장이자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독일에서 가처분 신청을 받게 되면서 셀트리온의 향후 글로벌 확장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셀트리온은 독일 뮌헨 지방법원이 셀트리온 등을 상대로 제기된 리제네론의 '아일리아(Eylea)' 특허 침해 금지 가처분(PI) 신청을 9일 인용한 데 대해 "앞서 다른 바이오 기업이 같은 법원에서 진행된 제형 관련 가처분 및 본안 소송에서 패소한 선례가 불가피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12일 밝혔다. 아일리아는 아이덴젤트의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이번 판결 결과에 따라 독일 시장에서의 판로가 사실상 차단된 상태임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앞선 사례가 유럽 다수 국가에 대한 포괄적 판매 금지인 반면 셀트리온의 판매 금지 처분은 독일에 한정된다. 셀트리온은 이와 관련 "독일 등 오리지널사와 적극적인 특허 합의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제품을 빠르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리제네론 제형 특허가 '중복 특허'라고 주장하며 무효화를 입증하려 하기보다 특허 합의로 현지 매출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이어 "국가별 상황에 맞춰 아이덴젤트가 확보한 차별점을 강조하며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유럽 전역에 구축된 직판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에 빠르게 진출, 매출 확대에 속력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리제네론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성분 비율이나 보존 방식이 리제네론 특허 'EP 691'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독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완충제로 인산염을 쓰는 오리지널과 달리 '히스티딘(Histidine)'을 사용하는 등 제형 차별화를 통해 특허를 회피했다고 반박했다.
독일 법원의 이번 명령으로 셀트리온은 독일에서 아이덴젤트를 판매할 수 없고, 시장에 풀려 있던 기존 제품도 회수해야 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다만 비슷한 이유로 미국에서 제기된 소송에서도 전략적 합의로 판로를 확보한 만큼 셀트리온과 리제네론의 합의가 순항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일리아는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약물이다. 2024년 글로벌 매출은 약 13조 3000억 원(95억 2300만 달러)에 달한다. 황반변성·황반부종·망막병증 등에 사용된다. 2024년 국내 아일리아 특허가 만료되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와 '아필리부'를 출시했다. 이후 지난해 말에는 특허 만료를 앞두고 미국, 유럽 시장에서 품목허가도 받았다.
리제네론은 아일리아 전체 매출 중 6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아일리아 제형 관련 분할 특허인 '865 특허'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셀트리온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판매금지 가처분 항소심을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섰지만,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은 지난해 3월 리제네론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셀트리온은 리제네론과의 합의로 올해 12월 31일 이후 미국에서 아일리아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9일 벨기에 브뤼셀 기업법원은 2027년 6월에 만료되는 셀트리온의 아이덴젤트가 오리지널 제형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히스티딘 완충제를 사용해 제형 차별성을 지닌다는 주장이 인용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