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조직개편③]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속도전'...함영주 회장 "이대로는 안된다"

비은행 경쟁력 제고 위해 지속성장부문 신설...이승열 부회장이 지휘 글로벌·브랜드·지원·리테일·WM·자본시장 등 5개 본부 편제 하나금융, 지난해 3분기 말 비은행 순익 비중 13%...4대 금융 중 가장 낮아 함 회장 "비은행 부문 아쉬움 지속돼...절실·절박한 각오로 새 기회 찾아야"

2026-01-12     이준성 기자
함영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조직개편을 통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나섰다.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그룹의 맏형인 하나은행의 지속적인 성장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은행 전반의 수익성마저 저조하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게다가 수장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까지 직접 "이대로는 안된다"고 일갈한 만큼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비은행 경쟁력 개선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은 지난달 23일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 등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인공지능(AI)·디지털 혁신과 본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생산적 금융 전환 ▲소비자보호 혁신 ▲디지털금융 주도▲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강화 ▲포용금융 확대 등 올해 그룹의 핵심 추진 과제를 보다 체계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행할 수 있도록 기능 중심의 전문화된 조직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그룹의 시너지와 성과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넓게 보면 하나금융의 올해 조직개편은 다른 금융그룹의 조직개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KB·신한금융 등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 디지털 금융 강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투자 중심의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투자·생산적금융부문을 신설하는 한편 기존 시너지부문 산하의 CIB(기업투자금융)본부를 투자금융본부와 기업금융본부로 분리·확대 개편해 투자·생산적금융부문 산하에 편제했으며, 소비자 보호 기반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이끌 신사업·미래가치부문도 신설했다. 신사업·미래가치부문 하에는 신사업·디지털본부와 소비자보호본부, ESG본부 등을 편제했다.

다만, 여기에 하나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한 지속성장부문 또한 신설했다. 타 금융그룹 조직개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올해 조직개편에서 '비은행 강화'를 전담할 조직을 새롭게 만든 곳은 하나금융뿐이다.

지속성장부문 산하에는 글로벌·브랜드·지원·리테일·WM(자산관리)·자본시장본부 등 5개 본부가 편제됐다. 조직개편에서 새로이 구성된 3개 부문 중 편제된 본부 수가 가장 많다. 부문장은 2022·23년 하나은행의 2년 연속 '리딩뱅크(순이익 1위 은행) 타이틀' 획득을 지휘한 이승열 하나금융 부회장이 맡는다. 비은행 경쟁력 제고에 대한 그룹의 갈망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하나금융이 관련 조직까지 신설하며 비은행 강화에 시동을 건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기여도가 자리한다. 지난해 3분기 말 하나금융 비은행 부문의 실적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4.3%포인트(p) 줄어든 13%로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낮았다.

KB금융(37%·7%p↓)과 신한금융(29.9%·0.4%p↓)은 물론이고 우리투자증권 출범 및 동양·ABL생명 인수 효과로 수치를 개선시킨 우리금융(18%·11.9%p↑)에도 밀렸다. 같은 기간 하나증권(1696억원·6.7%↓), 하나카드(1700억원·7.8%↓), 하나캐피탈(641억원·47.1%↓), 하나자산신탁(369억원·35.1%↓), 하나생명(177억원·26.3%↓)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이 금리 변동 및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해 일제히 역성장한 탓이다. 하나금융으로서는 2027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실적 비중을 30%까지 개선시키겠다는 목표에서 되려 멀어진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생산적·포용금융 부담까지 더해진 터라 4대 금융 모두 그룹의 핵심인 은행의 지속적인 성장을 마냥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때문에 비은행 계열사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는데, 하나금융의 경우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규모와 경쟁력 등이 타사보다 다소 뒤처진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개편을 통해 '중추'를 마련한 만큼 하나금융이 올해 내내 다른 무엇보다도 비은행 강화에 공을 들이지 않을까 싶다"라며 "다만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하는 만큼 자본비율 부담을 고려해 인수합병(M&A)보다는 계열사별 경쟁력 제고와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이 대대적으로 비은행 경쟁력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은 지난 2일 공개된 함영주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읽을 수 있다.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증시 활황 등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룹 비은행 부문의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업경쟁력 강화와 리테일분야 확대 등 추진중인 과제들이 보다 빠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한층 더 높여갈 필요가 있다”며 "비은행 부문 이대로는 안된다"고 일침했다.

이어 그는 "체구가 작고 힘이 부족하다면 남들보다 더욱 민첩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생존의 이치"라며 "조직 내 만연한 무관심과 무사안일한 태도를 타파하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절실하고 절박한 각오로 다가오는 변화 속에서 새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