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비명', 검찰은 '시한부'... 10월 폐지 앞두고 현실화된 '치안 공백'

경찰 "인력 없이 일만 떠안아 마비" vs 검찰 "10월 문 닫는데 수사는 누가"... 피해는 국민 몫

2026-01-10     임채영 기자
(AI로

[녹색경제신문 = 임채영 기자] "경찰은 수사 병목으로 허덕이고, 검찰청은 당장 오는 10월이면 간판을 내립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악인(惡人)은 도대체 누가 잡습니까?"

수사 현장의 혼란이 임계점을 넘었다. 2021년 수사권 조정의 후폭풍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오는 2026년 10월 '검찰청 폐지'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형사사법 시스템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밀려드는 사건에 깔려 마비 상태고, 검찰은 조직 해체를 9개월 앞두고 사실상 손을 놓은 형국이다.

◇ 경찰의 비명 "조사실 예약도 전쟁... 딥페이크 입건만 한 달"

10일 경찰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해 벽두부터 굵직한 사건들이 경찰로 쏠리며 일선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검찰 수사 축소 이후 대형 정치·경제 사건의 수사 주체가 사실상 경찰로 고정되면서 업무 부하가 한계치를 넘었다는 평가다.

수사 적체의 여파는 적나라하다. 서울 주요 경찰서에서는 조사실 예약조차 하늘의 별 따기다. 평일 낮 조사가 불가능해 주말이나 밤샘 조사가 일상화됐고, 경기도 내 주요 경찰서 역시 사건 배당에만 평균 4일 이상, 민생 사건은 수사관 배정까지 2주 넘게 걸리는 실정이다.

특히 시간이 생명인 '디지털 성범죄(딥페이크)' 사건조차 입건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되는 등 피해자들이 범인을 잡을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부서 기피'라는 악순환이 고착화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관 부족과 배당 사건 폭증으로 업무 강도는 살인적인데 인력 충원은 없다"며 "결국 기피 현상 심화로 수사의 질이 떨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 검찰의 탄식 "당장 10월이면 문 닫는데..." 동력 잃은 수사

경찰이 과부하로 신음하는 사이, 검찰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침체에 빠졌다. 오는 10월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각각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으로 쪼개지는 대격변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당장 9개월 뒤인 10월이면 조직이 공중분해 되는데, 누가 의욕을 가지고 장기적인 수사에 착수하겠나"라며 "사실상 수사 공백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제도적 준비 부족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발생한 수사 지연과 불송치 이의신청 문제 등 부작용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보완책 없이 재차 대대적인 형사사법 절차 변화를 강행한다면, 인력이 한정된 수사기관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악인은 누가 잡나"... 시스템 붕괴 경고등

결국 경찰은 '능력 초과'로, 검찰은 '해체 대기'로 인해 양대 수사기관의 기능이 모두 멈춰 설 위기다.

법조계 전문가는 "경찰의 수사 병목 현상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고, 검찰 역시 10월 폐지를 앞두고 제 역할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치적 논리가 아닌, '누가 더 악인을 잘 잡고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실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