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양산 돌입' NPU 팹리스 딥엑스vs모빌린트, 올해 수익성 승자는?
‘국책·POC’ 넘어 엔터프라이즈로… 수익성 경쟁 본격화 엔비디아 대안 노리는 국산 NPU, 기술을 돈으로 바꿀 시점
[라스베이거스 = 김지윤 기자] 국내 NPU(신경망처리장치) 섹터의 선도 기업은 누가 될까.
9일(현지시간) 국내 대표적인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딥엑스(DeepX)와 모빌린트(Mobilint)가 나란히 CES 2026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어 당겼다.
양사는 모두 엣지(Edge) AI에 특화된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주력으로 내세운 국내 팹리스 기업으로 본격적인 상용화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딥엑스는 2018년, 모빌린트는 2019년에 각각 창업했다. 창업 시점이 비슷한 만큼 제품 개발 속도와 기술 성숙도 역시 유사한 궤적을 그려왔고, 양사 모두 오랜 기간 공들여 개발한 NPU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산 단계에 올려놓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자연스럽게 두 기업을 두고 ‘국내 NPU 팹리스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양산이 시작된 만큼 그간 양사는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모빌린트는 국책과제 중심의 매출 비중이 컸고, 딥엑스는 유료 PoC(개념검증)를 통해 제한적인 매출을 쌓아왔다.
두 기업 모두 아직까지는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단위의 상용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단계다.
양사 모두 지난해부터 양산에 돌입한 제품을 올해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국산 팹리스의 수익성에 쏠리는 분위기다.
이 같은 배경에서 양사는 이번 CES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전시에 참가했다.
딥엑스는 현재 양산 중인 1세대 엣지 AI NPU ‘DX-M1’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하고, 차세대 제품인 ‘DX-M2’의 개발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DX-M1은 딥엑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한 제품으로, 수 와트(W) 미만의 초저전력 환경에서 영상 인식·객체 탐지·행동 분석 등 비전 기반 AI 추론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NPU다.
전시 부스에서는 DX-M1을 산업용 카메라, 로봇 비전 시스템, 스마트 팩토리 설비에 적용한 데모가 시연됐다. 다수의 카메라 입력을 동시에 처리하면서도 안정적인 프레임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공장 자동화·물류·로보틱스 환경처럼 실시간 판단이 필요한 영역을 주요 타깃으로 제시했다.
모빌린트는 엣지 AI용 NPU ‘ARIES(에리스)’와 ‘REGULUS(레굴루스)’를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모빌린트의 제품 전략은 교통·공공·스마트시티 등 대규모 영상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RIES는 다수의 영상 스트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엣지 AI 가속기로, 교통 관제·보안·도시 인프라 영역을 주요 적용처로 제시했다. REGULUS는 보다 범용적인 엣지 AI 환경을 겨냥한 제품으로, 영상 분석뿐 아니라 다양한 AI 추론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모빌린트의 NPU는 성남시 교통관제센터와 AI 콜센터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공공·스마트시티 영역에서의 확장을 노리고 있다.
신동주 모빌린트 CEO는 올해 매출 목표를 최소 10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며, 본격적인 실적 가시화를 자신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양사 부스를 찾은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딥엑스와 모빌린트 부스를 방문해 기술을 살펴보고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추론용 NPU 칩을 독자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은 손에 꼽힌다. 엔비디아가 AI 전 영역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 팹리스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CES라는 글로벌 무대에 국내 NPU 팹리스 두 곳이 나란히 간판을 내걸었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장에서 만난 딥엑스와 모빌린트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엔비디아와 같은 거대 기업에 비해 자금력에서는 열세일 수 있지만, 기술 경쟁력만큼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며 "엔비디아의 GPU가 가진 발열문제와 가격 문제를 국산 NPU가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고, 그것만 해도 시장 규모가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는 단계인 데다 IP 비용, 파운드리 비용, 메모리 가격 등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비용 리스크는 상존해 있다는 평가다.
양산 이후 본격적인 판매 국면에 접어든 올해, 두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