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후발주자’된 삼성·LG…중국이 연 미니 RGB 시장에 '도전장'

중국, RGB mini LED로 초대형 프리미엄 LCD 시장 선점 한국은 ‘Micro RGB’ 명칭 앞세워 기술적 차별화 모색

2026-01-09     문슬예 기자
삼성전자가

[라스베이거스 = 문슬예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의 초대형 프리미엄 TV 섹터 핵심 키워드는 ‘RGB’였다. 앞서 중국 업체들이 ‘RGB miniLED’로 초대형 프리미엄 LCD TV 시장을 연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Micro RGB TV’를 선보이며 경쟁 구도가 본격화됐다. 

8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6 전시장에서는 초대형 TV를 전면에 내세운 글로벌 TV 업체들의 경쟁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CES 전시를 진행해 왔던 LVCC 센트럴홀(Las Vegas Cetral Hall)을 떠나 윈(Wynn) 호텔에 단독 전시관을 꾸리고, 전시장 메인에 ‘130형 Micro RGB TV’를 배치했다. 그동안 QD-OLED 등 퀀텀닷 기반 OLED를 프리미엄 TV 라인의 핵심으로 강조해 왔던 기조에서 전략을 전환한 것이다.

전시된 130형 제품은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두 가지 형태로 공개됐으며, 초대형 제품임에도 두께가 육안 기준 약 2~3cm 수준으로 슬림한 외형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을 QD-OLED 이후의 차세대 프리미엄 라인으로 제시하며, 색 재현력과 명암비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미국

LG전자 역시 Micro RGB TV를 전면에 배치했다. 그동안 LG전자가 프리미엄 TV 라인으로 OLED를 굳건히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전시 구성은 다소 이례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다.

OLED는 자발광 구조를 기반으로 블랙 표현력과 명암비에서 강점이 뚜렷해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을 대표해 온 기술이다. 다만 공정 특성상 패널 대형화에 한계가 있고, 초대형 구간에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100인치 이상 시장에서는 생산성과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LCD 기반 기술 대비 확장성에서 제약이 따른다.

이 같은 한계를 고려해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Micro RGB TV를 OLED와 병행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전시 부스에는 Micro RGB evo AI 100형과 OLED evo 83형이 나란히 배치됐다. 부스 관계자는 “마이크로 RGB는 색 재현력을 극대화한 제품이고, OLED는 블랙 표현력에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이 같은 변화는 중국 업체들이 먼저 형성한 RGB miniLED 중심의 초대형 LCD TV 시장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하이센스와 TCL은 RGB miniLED를 앞세워 100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초대형 LCD TV를 프리미엄 카테고리로 먼저 정착시켜 왔다.

다만 한국 업체들이 해당 초대형 프리미엄 LCD TV 제품을 지칭하는 방식은 중국과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에 사용되던 ‘RGB miniLED’라는 표현 대신 ‘Micro RGB TV’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RGB LED 소자의 크기가 100마이크로 이하라는 점을 근거로 ‘마이크로’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를 통해 기존 RGB miniLED와는 다른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후 LG전자도 같은 명칭의 라인을 공개했다. 

TCL의

업계에서는 이 같은 명칭 선택이 고난도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Micro LED’와의 연상 효과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마이크로 LED는 아직 가격과 공정 난이도 문제로 대중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지만, 자발광 구조를 기반으로 한 압도적인 밝기와 명암비, 패널을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구조적 강점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Micro RGB’라는 명칭에 대해 중국 업체들은 해당 표현이 새로운 기술적 구분이라기보다 마케팅 전략에 가깝다는 시각을 내놨다.

하이센스 관계자는 “RGB라고 쓰여 있으면 기본적으로 miniLED와 유사한 기술로 보면 된다”며 “어떤 업체는 미니라고 부르고, 어떤 업체는 마이크로라고 부르다 보니 혼동이 생길 수 있지만 같은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마이크로 RGB’와는 완전히 다른 기술인 마이크로 LED가 따로 있다”며 “RGB 기준에서는 미니와 마이크로의 구분에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TCL 관계자도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삼성은 이를 마이크로라고 부르지만, 기술적으로는 동일한 영역”이라며 “기술 차이보다는 마케팅 차이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100마이크로 이하의 소자를 사용해 제품을 ‘마이크로’라고 지칭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명확한 표준이 없다”며 “그렇다면 우리 제품 역시 마이크로 RGB라고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센스의

한편 TCL과 하이센스 역시 이번 CES에서 RGB miniLED 제품을 선보였다. 하이센스는 메인 플래그십 모델로 백라이트에 시안(cyan) 색을 추가한 2세대 116형 RGB miniLED를 전시장 중심에 배치하며 기술 진화를 강조했다. TCL은 RGB miniLED를 2018년부터 개발해 온 기술이라고 정통성을 강조하며, 100인치가 넘는 초대형 제품을 전시했다.

다만 두 제품 모두 두께와 마감 완성도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Micro RGB TV 대비 상대적으로 투박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