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류재철 LG전자 CEO “질적 성장으로 체질 전환…지금은 위기보다 기회”

B2B·소프트웨어·구독 축으로 포트폴리오 재편…AI 기반 일하는 방식 혁신 강조 휴머노이드 ‘클로이드’·OLED TV 경쟁력 자신…중국 추격 속 하이엔드 전략 고수

2026-01-09     김지윤 기자

[라스베이거스 = 김지윤 기자] 류재철 LG전자 CEO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LG전자의 성장 전략을 ‘고성과 포트폴리오 기반의 질적 성장’으로 압축했다.

B2B 사업 확대와 하드웨어를 넘어선 소프트웨어·구독 모델, OBS(운영·비즈니스 솔루션) 강화 등이 핵심 축이며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핵심 전략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미국을 포함한 주요 시장에서 관세가 현실적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먼저 구축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7일 LG전자는 CES 2026 현장에서 CEO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의 미래 방향성과 향후 비전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를 비롯해 백승태 HS사업본부장, 박형세 MS 사업본부장, 은석현 VS 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 

류 CEO는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전사 프로세스를 재정의해 사람이 해야 할 일과 AI가 맡을 일을 명확히 구분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2~3배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고객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업무의 질 자체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질의응답에서는 로봇 사업과 TV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질문이 주로 이뤘다. 올해 CES에서 LG전자가 공개한 제품 중 휴머노이드 클로이드가 가장 주목을 받으며 향후 퀄리티 향상과 사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였다.  

LG전자의 로봇사업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백승태 HS사업본부장은 "LG전자가 1962년부터 모터를 생산해왔고, 누적 4100만 대 이상의 모터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드라이브 일체형 모터, 고성능 청소기 모터, 회생제동 기술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 부분을 차별점으로 꼽는다"고 밝혔다.  

류재철 CEO는 "지금 이노텍에서 차량용으로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센서를 전시하고 있지만 이게 로봇에도 적용되는 기술"이라며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채택하는 등 계열사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품질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클로이드의 구동 성능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새로운 휴머노이드 기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LG전자의 사업 속도 의지는 명확하지만 아직 동작이 다소 굼뜨고 자율적 움직임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류재철 CEO는 클로이드의 동작이 아직 목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인정하면서, 가정이라는 실제 생활 공간에서 작동하는 만큼 안전성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CEO는 "클로이드는 학습을 통해 성장하는데, 아직 충분한 트레이닝이 진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CES에서 기술을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선공개를 했다. 향후 대규모 트레이닝을 진행하면 사람과 유사한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클로이드 출하 시기와 출시 가격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며, 출하량 또한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지만 워낙 예상 레인지가 방대해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LG전자의 경쟁력과 대응 전략에 관심이 집중됐다.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사장은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이 SQD, RGB 미니 LED TV를 전면에 내세운 점을 언급하며 “기술 수준만 놓고 보면 현재는 비슷한 수준이 아닌가 내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LG전자는 여전히 OLED를 가장 하이엔드 화질의 기준으로 보고 있으며, OLED를 최상위에 두고 그 아래에 마이크로 RGB, RGB 미니 LED를 포지셔닝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스펙 경쟁이 아니라 고객 가치 대비 화질과 완성도를 중심으로 차별화를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 RGB와 RGB 미니 LED TV에 대해서는 이미 프라이빗 전시관에서 풀 라인업을 공개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경쟁사 대비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LED TV 라인업과 관련해서는 월페이퍼 디자인의 W 시리즈를 최상위 모델로 두고, 벽 밀착형 G 시리즈, 주력 모델인 C 시리즈, 그 아래로는 LG디스플레이의 신규 패널을 적용한 합리적 가격대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에 대해서는 “국가별 시장 상황과 고객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TV 사업을 포함한 전사 수익성 전망에 대해서는 류재철 CEO가 직접 답했다. 류 CEO는 “경쟁사 부스를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LCD를 포함해 아직 개선과 기회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라며 “2025년에 준비해온 전략들과 내년까지의 계획을 종합적으로 보면 현재 상황을 위기라기보다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역시 내부적으로 예상했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준비해온 전략들이 점차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희망퇴직과 관련한 질문에는 “과거 몇 차례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진행한 바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구체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인력 선순환은 경영 과정에서 항상 고민해야 하는 사안으로,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판단이 이뤄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류 CEO는 TV 사업을 포함한 기존 주력 사업이 구조적 위기에 놓여 있다기보다는, 기술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다시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국면에 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