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주 40시간제 개정안에도 '떨떠름'... "근로시간 산정· 수입감소 우려"

택시운송사업법 일부개정안, 주 40시간제 탄력 적용·전국 대상 실시 유예 기사·연합회·노조·협동조합등 모두 "부정적"

2026-01-08     유자인 기자
[사진=택시]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택시운송사업발전 법률 일부개정안이 발의돼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됐다. 개정안은 주 40시간 이상으로 정해진 근로시간 규정을 전국에 적용하는 것은 유예하고, 서울에서는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택시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탐탁지 않다. 

지난해 12월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권영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택시운송사업발전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는 법인택시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2021년부터 서울에서 우선 시행중이며, 올해 8월 20일부터 전국에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사업장 내 주 40시간 이상 근무제 예외를 일정비율 허용하고 ▲미준수 사업장에 대한 제재수단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손명수 의원실은 "일전에도 주 40시간 근무제를 서울 우선 적용으로 유예했는데 전국으로 확대할지 한번 더 유예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택시업계는 달갑지 반응이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주 40시간 근무제 자체를 폐지하는 걸 건의해왔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연합회·노조·연맹에서도 관련 조항 삭제를 요구해왔는데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대상으로는 2년간 시행을 유예하고, 서울에서 40%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노사 합의하에 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한 사항은 진일보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에서도 주 40시간제를 시행하기 어려운 여건인데, 미준수 사업장에 대한 제재 처분규정이 신설돼 처분규정을 삭제하거나 완화해달라고 요구한 상황" 이라며 "특히 서울에서만 처분규정이 실행되는 것은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입이 부족해 기사분들이 업계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사분들 중 고령화가 된 사람들은 장시간 근로를 힘들어 해 감당 가능한 시간만 일하고 나머지는 쉬고 싶어한다" 며 "동시에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 시기에 택배나 배달업계로 많이 빠졌는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자유로운데다 수입도 별로 차이가 안나거나 오히려 더 적어 택시업계로 재취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들 역시 비슷한 입장이었다. 한 택시기사는 "지금 월 평균 급여가 400만원이 채 안 된다"며 "현재 대강 주 6일 하루 12시간해서 주 72시간 4주 일해도 이런 수준이다. 그런데 만일 주 40시간으로 근무가 제한되면 투잡을 뛰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물론 "40%의 예외가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만일 한 회사에 40시간 이하로 근무하고 싶거나 그럴수밖에 없는 사람이 40%가 넘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문이 생긴다" 며 "특히 고령 기사들이 많아 더욱 염려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택시기사들은 사납금이라고 매일 회사에 내는 정해진 금액이 있다"며 "그런데 주 72시간과 40시간 일했을 때 사납금이 똑같다면 이것 역시 불공평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40시간 이하로 일할 경우 사납금을 반만 내거나 그와 비슷한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택시 협동조합도 문제다. 현행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약 1억1000만원이라는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때문에 조합의 형태로 3000만원을 출자해 조합을 구성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문제는 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의 근로자 자격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근로복지공단은 택시조합원이 조합원이면서 출자자라는 이유 떄문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부 법원 판례에는 조합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한 택시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의 근로자성이 애매한 상황"이라며 "다른 협동조합도 유사하게 판단 중이라 택시운송사업발전 법률에 대해서 딱히 입장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협동조합도 일반택시운송사업자여서 법인으로 보는 게 맞고 협동조합 역시 개정안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제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 40시간 근로시간을 어떻게 설정할지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령 한 택시기사가 오후 1~2시까지 근무하고 5시간 동안 쉰 다음 8~9시에 다시 근무하는 경우 실제 근로시간을  2시간으로 볼 것인지, 8시간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될 경우 실질 소득은 줄어드는 반면, 근로시간은 과도하게 소진돼 기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현재 택시업계는 업역의 특성상 업무 시간 관리가 어려운 경우 실제 근로시간과 관련없이 간주근로시간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며 "기본적으로 노사가 협의해서 결정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