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HC 2026 프리뷰] '알테오젠의 해' 되나...기업 가치 재평가 분수령
할로자임 독점 깬 알테오젠, 빅파마 줄 서는 'SC 제형 글로벌 표준' 굳히기 키트루다 기반 '비항암제·자체 생산' 승부수... 글로벌 바이오 톱티어 도약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알테오젠은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JPMHC) 마지막 날인 15일 디앤디파마텍에 앞서 핵심 플랫폼 기술 '하이브로자임(Hybrozyme)'의 글로벌 파트너십 현황과 구체적인 기술이전(LO) 논의를 진행한다.
올해 '경상기술료(Running Royalty)' 수취 등으로 매출 폭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장은 이번 JPMHC 발표가 알테오젠의 기업 가치를 한껏 끌어올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트루다 SC의 상용화, 비항암제 모달리티 확장, 자체 생산 역량 확보 등 해외 대형 제약사의 수요가 안전성·효과성을 입증한 알테오젠 기술의 공급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머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키트루다 SC의 제품명을 '키트루다 큐렉스(KEYTRUDA QLEX)'로 확정하고 신규 환자군으로 로열티 범위를 확장하는 내용의 임상을 본격화한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진행하는 'KANDLELIT-007' 임상은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기존 키트루다 단독 요법을 넘어 경구용 항암제 '칼데라십'과의 병용 요법을 평가하는 임상이다. 이는 알테오젠이 ALT-B4으로 받을 로열티의 총 규모(TAM)가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키트루다의 차세대 버전에 채택된 만큼 다른 해외 제약사와의 추가 기술 수출 과정에서 강력한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버그리닝·신규 모달리티·자체 생산 강화 알테오젠
머크의 이 같은 발표는 특허 만료 후 밀려드는 복제약(바이오시밀러) 판매를 막으려는 해외 대형 제약사의 '에버그리닝(Evergreening, 특허 연장)' 전략 중 하나다. 머크는 주력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특허 절벽(Patent Cliff)'을 막기 위해 알테오젠과 기존에 비독점으로 맺었던 ALT-B4 라이선스의 일부 계약에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제품 라인에 한해 독점 라이선스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변경했다.
이 계약으로 알테오젠은 계약금 2000만 달러(약 267억 원)와 함께, 품목 허가 및 특허 연장 등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최대 4억 3200만 달러(약 5767억 원)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상업화 이후에는 로열티 지급 조건이 추가된다. 키트루다의 최종 누적 순매출액을 달성하면 이후 특허 기간 동안 매년 매출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지급받기로 했다. 로열티는 순매출 대비 일정 비율을 수취하는 방식으로, 업계는 키트루다 SC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면 알테오젠이 4~5% 수준의 로열티를 수령할 것으로 추정한다. 머크 외에도 로슈,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존슨앤드존슨(J&J),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이 SC 제형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 mRNA 백신 등 비항암제 모달리티 확장 역시 제약바이오 분야 핵심 트렌드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바이오의약품에 유리한 약가 협상 유예 구조를 제공한다. 저분자 화합물에 비해 SC 제형을 포함한 바이오의약품으로 개발하면 IRA의 약가 협상 유예 기간에 따라 4년의 추가 독점 기간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항암제의 단일 품목당 가격이 높고 정부 지출이 큰 점도 비항암제 모달리티 확장의 요인 중 하나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ADC 치료제 '엔허투'를 개발한 다이이찌산쿄가 2024년 5월 알테오젠과 총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엔허투는 유방암 등 치료에 쓰이는 ADC 치료제로, ALT-B4 기술을 적용하면 5분 이내에 SC 주사로 제형을 변경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알테오젠이 신규 옵션 계약을 체결한 파트너사가 호주 면역글로불린 분야 바이오 기업 CSL베링(CSL Behring)일 것으로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시장은 연간 수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제품들이 포진해 추가 기술 수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옵션 계약은 파트너사 경쟁사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우선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알테오젠의 SC 제형 변경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 역시 알테오젠 제품의 수요에 불을 지폈다.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에 노출된 상황에서 외부 위탁개발생산(CDMO) 일정에 맞추기보다 위기 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고, 위탁 수수료를 절감해 마진을 높일 수 있어서다. 알테오젠은 제형 변경 기술 ALT-B4 뿐만 아니라 구현 요소인 원료를 생산·공급한다. 대형 제약사는 직접 보유한 기존 항체 생산 라인에 ALT-B4를 혼합하면, 설비 투자 없이 SC 제형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할 수 있다.
특허 침해 소송 등 리스크는 제한적...코스피 이전 상장 순항할까
전문가들은 하이브로자임이 경쟁사 할로자임보다 온도에 민감하지 않고, 체내 거부반응도 적어 제약사와 환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 점을 차별성으로 꼽는다. 특정 치료제를 자사 제품으로만 써야 하는 독점 계약을 하지 않는 '비독점 계약'으로 파트너사의 전략적 유연성을 보장한 점도 큰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머크가 할로자임 대신 알테오젠을 선택한 후 아스트라제네카, 산도스 등도 잇따라 계약을 맺은 건 알테오젠의 두 가지 전략이 유효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올해부터 제품판매에 연동된 경상기술료를 본격적으로 받게 된다. 제품이 매출을 일으켰을 때 일정 비율만큼 받는 진짜 수익으로, 계약하자마자 받는 '선급금(Upfront)'이나 단계별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받는 마일스톤과 구분된다. 에프앤가이드, 복수의 증권사 가이던스에 따르면 올해 알테오젠의 매출은 기술이전 수익과 로열티 수취가 본격화하면 2025년 약 2300억~2800억 원에서 72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성장률 역시 최소 수준으로 잡아도 전년 대비 약 150% 이상이다.
관련 수익금이 매출로 본격적으로 잡히면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상장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은 신규상장에 준하는 재무적, 사업적 심사를 거치는데 ▲자기자본 300억원 ▲매출액 최근 사업연도 1000억원 이상 및 3년 평균 700억원 이상 ▲영업이익 최근 3년 평균 50억원 이상 등이 기본 요건이다.
남은 위기 요인인 특허 침해 소송의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할로자임은 지난해 12월 4일(현지시간) 독일 법원으로부터 항암제 키트루다의 SC 제형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냈다. 키트루다 SC는 세계 1위 매출 의약품인 키트루다에 알테오젠의 ALT-B4를 활용해 개발한 제품이다. 알테오젠 기술 자체에 대한 특허 침해는 아니지만, 경쟁사의 제형 특허 방어 전략에 따라 상업화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허 소송은 상업화 단계 기업에 있어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기존 계약사들이 물질을 반환하지 않는 한 특허 문제 없이 연속적인 라이선스아웃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녹색경제신문>은 알테오젠 측에 JPMHC 관련 질의를 하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