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동향] 수년째 반복되는 쿠팡 ‘분리배송’…논란은 되풀이, 개선은 제자리

동일·세트 상품도 개별 포장…수년째 반복되는 ‘분리배송’ 물류 효율·속도 명분 속 과대포장 구조 여전 ESG 경영 외치지만 체감 개선은 미미

2026-01-08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쿠팡의 과대포장·분리배송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년 전부터 소비자 불만과 언론 지적이 이어져 왔지만, 물류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변화는 여전히 감지되지 않고 있다.

쿠팡에서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초콜릿 15개 묶음을 주문했음에도, 초콜릿 1개당 박스 1개씩 총 15개의 박스로 배송됐다는 사연이 공유됐다. 비교적 작은 상품임에도 중형 박스가 개별 사용되면서 ‘박스 폭탄’이라는 비판이 확산됐다.

이 같은 사례는 일회성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 쿠팡의 과대포장 문제는 이미 수차례 공론화된 바 있다. 본지는 지난해에도 동일 상품이 각각 다른 박스로 분리 배송되고, 상품 크기에 비해 과도한 포장이 이뤄지는 사례를 지적했다. 그 이전에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합배송이 되지 않는다”, “포장이 지나치다”는 불만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쿠팡은 원칙적으로 합포장을 우선하며 물류 최적화를 추구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세트 상품이나 동일 상품조차 개별 포장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쿠팡 측은 앞서 <녹색경제신문>에 물류센터 출발지 차이, 재고 분산, 배송 시점 불일치 등을 이유로 분리배송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소형 박스 수급 문제나 공급업체 사정에 따라 상대적으로 큰 박스가 사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수년째 반복되는 동안, 소비자 체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새벽배송·익일배송 등 도착일을 보장하는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배송 속도를 최우선으로 설계된 물류 구조가 과대포장을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분리배송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환경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택배 포장재는 대표적인 환경 문제로 떠올랐고, 실제로 전체 재활용 폐기물 가운데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부 역시 과대포장 문제를 인식하고 규제에 나섰지만, 연간 수십억 건에 달하는 택배 물동량을 고려할 때 실효성 있는 관리가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결국 제도와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 차원의 구조적 개선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물류 시스템이 이제는 ‘속도 중심 혁신’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쿠팡의 경쟁력은 빠른 배송이지만, 과대포장과 분리배송 문제는 오랜 기간 누적돼 온 구조적 결과”라며 “기술력과 데이터 역량을 환경 부담 최소화로 전환하지 않는 한 비판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년째 이어지는 논란은 쿠팡의 과대포장이 ‘일시적 시행착오’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빠른 배송이라는 혁신의 이면에서, 환경과 효율의 균형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다시 한 번 던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