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젠슨 황, “베라루빈 양산 돌입”…삼성·SK하이닉스에 눈 쏠린다

GPU·CPU·네트워크 6대 칩 통합… ‘랙 단위 AI 컴퓨터’ 시대 루빈 GPU 최대 5배 성능 도약, HBM 양 제조사 양산에도 이목

2026-01-06     김지윤 기자

[라스베이거스 = 김지윤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차세대 AI 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정식 공개하며, AI 시대 컴퓨터 아키텍처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GPU 성능이 대폭 확대되며 이를 뒷받침하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전략적 중요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메시지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현재 엔비디아와 양산을 전제로 최종 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베라루빈의 올해 램프업에 발맞춰 HBM4 관련 실적 및 기업가치가 지속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 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엔비디아 라이브에서 “AI 연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컴퓨팅 아키텍처 전반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며 “베라 루빈은 그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베라 루빈을 소개하며 AI 연산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모델은 매년 10배씩 커지고 있고, 추론 과정에서 생성되는 토큰 수는 매년 5배씩 증가하고 있다”며 “사전 학습을 넘어 강화학습 기반 후학습, 테스트 타임 스케일링(test-time scaling)까지 더해지면서 AI 연산은 더 이상 단발성 추론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베라 루빈 시스템은 베라 CPU, 루빈 GPU, 6세대 NVLink 스위치, ConnectX-9 NIC, BlueField-4 DPU 등 총 6개의 혁신 칩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동작하도록 설계됐다. 베라 CPU는 전력 제약 환경에서 이전 세대 대비 2배의 성능을 구현했고, 루빈 GPU는 블랙웰 대비 최대 5배의 연산 성능을 달성했다. 트랜지스터 수는 약 1.6배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구조와 정밀도, 연산 방식 전반을 재설계해 성능 도약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젠슨 황은 성능 향상의 핵심으로 NVFP4 텐서 코어와 트랜스포머 엔진을 꼽았다. AI 연산 단계에 따라 정밀도를 동적으로 조절하는 구조로, “이런 방식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또 하나의 메시지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아키텍처의 재정의였다. 그는 “AI 모델 크기와 컨텍스트 길이가 동시에 커지면서 이제 병목은 연산이 아니라 컨텍스트(context)”라며 “멀티턴 대화, 동시 사용자와 세션 증가로 컨텍스트가 계속 누적되는 구조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GPU 성능이 커질수록 이를 실시간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메모리 구조가 중요해졌고, 그 중심에 HBM이 자리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젠슨 황은 HBM을 시작으로 시스템 메모리, 랙 단위 SSD, 네트워크 SSD로 이어지는 계층형 구조를 제시하며 “스토리지는 AI 시대에 맞게 처음부터 다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루빈 GPU의 연산 성능이 대폭 확대된 만큼, HBM의 용량·대역폭·전력 효율이 AI 인프라 확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GPU 성능이 고도화됨에 따라 HBM이 AI 서비스의 동시 처리 능력과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자원으로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황 CEO의 발표에 따르면 베라 루빈은 이미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젠슨 황은 “GB200을 출하한 지 1년 반이 지났고, 현재는 GB300을 양산 중”이라며 “베라 루빈이 올해 안에 출시되려면 이미 생산에 들어가 있어야 하고, 실제로 그렇다”고 말했다.

젠슨 황 CEO가 직접 양산 및 램프업을 시사한 만큼 GB300 관련 엔비디아와 HBM4(12단) 관련 막바지 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손길 역시 분주해 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이번 CES에서 주력 HBM3E 12단 36GB 제품을 포함해 차세대 16단 48기가바이트(GB) HBM 제품까지 공개한다. 첫 공개다. 삼성전자 역시 6세대 HBM 관련 전시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마수걸이 양산 공급을 놓고, 마케팅 경쟁도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날 공개된 Vera Rubin NVL72 랙은 18개 컴퓨트 트레이와 9개 NVLink 스위치 트레이로 구성되며, 총 2,200억 개의 트랜지스터와 약 2톤에 달하는 규모다. 젠슨 황은 이를 두고 “AI의 다음 프런티어로 가는 거대한 도약”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