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한결같이…故 안성기와 맥심이 쌓은 ‘신뢰의 커피’

38년, 한 배우와 한 브랜드의 특별한 동행 익숙함과 신뢰로 믹스커피 시장 1위 유지 장기 모델이 만든 브랜드 상징

2026-01-06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고(故) 안성기 배우가 지난 5일 별세하면서, 그와 38년 동안 인연을 이어온 동서식품의 광고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고 업계에서는 단일 브랜드가 한 모델과 수십 년을 함께하는 사례가 흔치 않다.

故안성기

안성기는 지난 1983년 동서식품의 커피 브랜드 모델로 발탁된 후 2021년까지 대표 제품 ‘맥심’을 포함한 여러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했다. 활동 기간만 38년으로, 국내 광고 역사상 단일 브랜드 최장수 모델 기록을 세웠다.

동서식품은 고인의 별세 소식과 관련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함께한 시간을 오래 기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980~1990년대, 국내 커피 시장은 인스턴트와 믹스커피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시기였다. 카페 문화가 자리 잡기 전, 가정과 사무실에서의 소비가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고, 가격이나 편의성 외에도 ‘신뢰’가 중요한 경쟁 요소였다.

동서식품은 제품 기능보다 소비자가 느끼는 여유와 따뜻함 등 감성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고, 안성기의 차분하고 안정적인 이미지가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회사 내부 기록에 따르면, 안성기는 지난 1989년 네슬레 ‘테이스터스 초이스’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때 참여한 ‘맥심이 커피 향이 좋다’ 캠페인을 통해 지난 1990년대 후반 맥심 점유율을 70%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런 공로로 그는 지난 1995년과 2018년 한국광고주협회에서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상’을 수상했다.

동서식품의 장기 모델 전략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이나영은 지난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맥심 모카골드의 얼굴을 맡았고, 원빈은 지난 2008년부터 16년간 ‘맥심 T.O.P’ 모델로 활동했다. 프리미엄 스틱커피 ‘카누’는 지난 2011년부터 공유와의 협업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광고 업계에서는 동서식품의 전략을 단기 화제성보다 익숙함과 일관성을 통해 브랜드 자산을 쌓는 사례로 평가한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 기준 동서식품의 국내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었다.

안성기 개인의 태도도 브랜드 신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모델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상업 광고는 피하고, 책임감을 갖고 광고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가 빠른 커피 시장에서도 한 사람의 얼굴이 전달하는 일관성이 소비자의 신뢰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동서식품은 모델을 단순한 얼굴이 아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장기 파트너로 활용해 왔다”며 “안성기가 보여준 신뢰감과 안정적인 이미지가 맥심을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로 자리잡게 한 핵심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