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경제사절단, 중국과 무슨 이야기 나눴나...AI·자율주행·식품·K팝·뷰티·게임 등 협력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개최된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에서도 허리펑 부총리를 필두로 유력 기업 회장단이 다수 참석해 향후 경제 교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5일(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중 협력의 미래로 '벽란도 정신'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고려와 송나라가 교역과 지식 순환을 통해 자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도모했고,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과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면서 "오늘날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할 지점도 바로 이 벽란도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은 같은 바다를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항해하는 배와 같은 입장으로, 산업공급망 간 연계로 서로 발전에 도움을 주고 글로벌 경제를 선도해 왔다"며 "이제는 생활용품, 뷰티 식품과 같은 소비재와 영화, 음악, 게임, 스포츠 등 문화콘텐츠 등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인공지능(AI)은 제조 서비스업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중관계의 전면적 복원 공고화를 위한 제조업 및 서비스·문화 분야 교류 비전을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중국어로 "따자하오(大家好·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연설을 시작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9년 전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사절단 단원으로 참가한 데 이어, 이번 포럼을 주관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지난해 시진핑 주석의 11년 만의 방한 계기 형성된 한중협력 훈풍을 이어받아 양국 경제인들이 성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한국의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했다.
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행사장을 찾았다.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게임기업 중에는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 및 성준호 스마일게이트 대표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통 제조업에 더해 문화·게임 산업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다.
한국 정부 인사로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노재헌 주중대사 등이 자리했다.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경제담당 부총리와 중국 무역촉진위원회 런홍빈 회장, 중국 석유화공그룹 후치쥔 회장, 중국 에너지건설 그룹 니전 회장, 중국 공상은행 랴오린 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TV, 가전, 디스플레이 등을 주력으로 하는 제조기업인 TLC과기그룹의 리둥성 회장, 전기차·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 정위췬 회장 등도 행사장에 나와 한국 기업인들을 만났다.
의류기업인 LANCY의 왕젠요우 회장, 모바일메신저 및 게임 기업인 텐센트의 류융 부회장,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기업인 ZTE의 쉬쯔양 회장도 동참했다.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등 한국 기업인들은 행사장에서 중국 기업인들과 돌아가면서 악수하고 담소를 가졌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허리펑 부총리와 행사장에 입장해 양국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재용 회장이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아, 여기 계시는구나"라고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취재진에 "중국에서 판매량과 생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겸손한 자세로 생산과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면 현대차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리펑 부총리는 사전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오늘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요한 회담을 진행한다"며 "양국의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를 신뢰하고 발전하는 관계로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한관계는 시대 발전의 흐름에 맞춰 국민 이익에 부합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광범위한 국제 협력의 본보기가 됐다"며 "400곳 넘는 중한 기업은 비즈니스 포럼에서 깊이 있게 교류·협력해 잠재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단계로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중 경제협력 폭과 깊이를 더하기 위한 발표가 이어졌다. 양국의 협력 유망 분야인 ▲제조업 혁신·공급망 ▲소비재 신시장 창출 ▲서비스·콘텐츠 협력을 중심으로 양국 기업 및 기관 6곳이 새로운 협력모델 발굴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한국 측 연사로 나선 최재식 카이스트 교수 겸 국가 AI전략위원회 위원은 ‘한중 제조AI 협력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재식 교수는 한국의 AI 3대 강국 비전을 공유하며 제조AI 분야 한국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어 양국 간 협력방향으로 제조 공급망 협력 강화 및 탄소배출 효율화, 한중 제조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협력을 제시했다.
이어 김남용 형지엘리트 중국사업본부장은 한국의 패션과 중국의 인프라를 융합한 비즈니스 로드맵을 소개했고, 김성진 한국관광공사 중국지역센터장은 한중 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중국 측에서는 린순제 중국국제전시센터그룹 회장이 내년 개최 예정인 제4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를 소개하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제안했고, 저우쑹옌화씨바이오 부사장이 바이오제조 협력을 통한 소비시장 창출 의견을 피력했다. 장신위안 중국은행 본부장의 한중 간 금융산업 협력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양국 기업 간 MOU 체결식도 이어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임석한 가운데 AI·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협력, 소비재·식품 진출확대 협력, K팝 아티스트 IP 콘텐츠 협력 등 다양한 업계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방중계기 양국기업 간 총 32건 MOU가 체결되는 등 민간 차원 경제협력 의지가 확인됐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양국 정상 간 교류를 계기로 경제사절단 파견을 주관하며 기업들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지원해오고 있다. 특히 이번 경제사절단은 제조업부터 식품·패션·관광·엔터·게임·금융까지 산업을 총망라한 구성으로 꾸려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