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톺아보기] 내실보다 외형…문어발식 해외 진출 '수익성 리스크' 경고등①

레이, 경영목적 19개 타법인 출자 강행 문어발식 진출로 23년부터 적자 굴레

2026-01-06     조창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조창우 기자] 치과 진단기기 전문기업 레이가 이른바 '문어발식' 사업 진출의 여파로 적자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레이는 지난 2019년 코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중국을 축으로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마케팅 부진과 판관비 폭증으로 전체적 수익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무리한 사세 확장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레이는 2004년 설립된 치과용 디지털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다. 의료공학 전문가인 이상철 대표가 설립했다. 치아 CT(엑스레이) 및 3D 프린터를 활용한 진단 및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사세를 키워왔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수출기업으로 분류된다 .

레이는 지난 2015년 미국 법인(Ray America Inc) 설립 이후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 일본, 호주 등을 시작으로 타이완 등 동남아에 이어 남미 현지도 진출했다. 2024년 말 기준 총 16개의 해외 종속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출자액은 단순 투자 법인을 포함해 장부가액 약 1000억원 가량이다.  

특히 이 대표는 중국 내 열악한 치과 생태계를 이머징 마켓으로 설정하고, 지난 2021년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섰고 이후 중국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조달한 금액 315억원 중 상당 부분을 중국법인에 투입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중국이야말로 덴탈 솔루션 서비스에 가장 최적화된 시장이다. 이 대표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치과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치과의사의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덴탈 토탈 솔루션이 가장 적합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베이징 법인과 중국법인을 별도로 설립해 시장공략에 나선 배경이다. 토탈 덴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의 모델을 중국에 이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임플란트 픽서 전문기업 원데이바이오텍과 치과 컨설팅 업체 ‘예아카데미’를 인수하면서 덴탈 디바이스 외 임플란트, 서비스 영역까지 진출했다. 또,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케어덴트코리아’를 인수, 이후 사명을 ‘레이덴트’로 변경하고 직접 판매 사업 역시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실적이다. 레이의 해외 종속법인 중 상당수가 자산총액이 '마이너스' 상태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겪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레이 아메리카(RAY AMERICA INC.)가 자산총액 -87억원, 당기순이익 -116억원, 레이유럽(RAY EUROPE GmbH)이 자산총액 -36억원, 당기순이익 -38억원, 레이덴트가 자산총액 -67억원, 당기순이익 -114억원, 레이 프랑스(Ray France SAS)가 자산총액 -38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2022년 설립한 레이 차이나(Ray China Corp.)는 자본잠식은 아니되 200억원 가까운 순손실을 내며 '돈 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낸 2021년도부터 약 3년간 적극적인 출자를 진행하며, 부채비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환사채를 통한 투자금 조달 탓이다. 100% 이하의 양호한 흐름을 보이다 2024년 말 174.41% 수준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뛰었다. 

여기에 매출액 규모도 줄어들며 재무구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모양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00억원대에서 1400억원대까지 성장세를 보이다 2024년 약 800억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은 -443억원, 당기순손실은 -633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법인을 설립, 확장하는 과정에서 판매관리비 등 비용 요소가 크게 발생한 탓으로 보인다. 2024년 레이의 판관비는 800억원 수준으로 매출총액에 맞먹었다. 단기차입금 역시 약 34억원 규모에서 627억원으로 폭증했다. 

업계에서는 판매비 및 관리비의 폭증을 수익구조 악화 이유로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레이는 해외 법인을 통한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외 매출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격적인 타법인 출자로 영업 비용이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매출이 그에 전혀 못따라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레이의

레이는 이 같은 수익구조 악화 속에서 또 다른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화장품 제조 및 판매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레이셀’의 주식 100%를 50억원에 취득했다. 뷰티 사업으로 수익구조 개선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인데, 마케팅 비용이 대량 투입되는 뷰티 산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나 마케팅 전략이 없으면 해당 사업에서도 적자가 발생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가치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레이는 덴탈업에 대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시기인 2023년 6월 4만215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기업가치가 우하향해 현재 약 6300~6400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기간 시총은 6600억원 대에서 1000억원 이하로 쪼그라 든 상태다. 

이와 관련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상철 대표는 “레이의 매출은 해외에서 대부분 발생하는데 해외법인 관리가 부족해 2024년에는 매출보다 채권 회수 및 해외 영업 질서를 마련하는데 힘을 썼다. 올해부터 매출이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