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HC 2026 프리뷰] "홍보는 끝났다, 이젠 영수증의 시간"... K-바이오 '조 단위' 잭팟 터질까

'경구용 승인' 속도전…K-바이오, 펩타이드 플랫폼으로 '잭팟' 조준 프로티나·시어스·토모큐브, 신약개발 데이터 경쟁력으로 빅파마 유혹

2026-01-05     민보영 기자

 

서정진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올해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JPMHC)는 국내 기업의 기술력 홍보나 계약 기대감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파이프라인의 현금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한층 강화된 위상을 재확인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분자 화합물 '올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승인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고, 인공지능(AI) 도입 기업의 적자 폭 감소나 개발 기간 단축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국내 바이오기업에 유리한 계약을 추가로 성사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4일간 개최되는 JPMHC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2개 기업이 메인 트랙 발표를, 알테오젠·디앤디파마텍·휴젤 3개 기업이 지역별 발표를 맡는다. 올해로 44회를 맞이한 JPMHC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산업 투자 행사로, 올해는 1500개 이상 기업과 80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2017년부터 10년 연속 초청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 림 대표가 직접 연사로 나선다. 발표의 제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CMO) 브랜드 '엑설런스'다. 존 림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주요 성과와 올해 사업 계획 및 중장기 비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배경 등을 설명한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도약 비전과 구체적인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을 발표한다. 최근 이전을 마무리한 미국 뉴저지주 법인을 중심으로 한 '짐펜트라(Zymfentra)' 직접판매망의 사업 전략도 이 자리에서 공개된다. 서진석 대표가 단독으로 참석해 셀트리온의 차세대 리더십과 혁신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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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유망 기업 중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에서 발표하는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의 글로벌 기술 이전 현황과 SC(피하주사) 제형 변경 시장에서의 지위 강화 전략을 발표한다. 경구용 비만치료제에 강점이 있는 디앤디파마텍은 펩타이드를 알약으로 전환하는 '오랄링크' 관련 플랫폼 기술을,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등의 글로벌 영토 확장과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 전망을 공유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국내 기업으로부터 도입한 파이프라인을 메인으로 언급하는지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주사형 치료제에서 '먹는 치료제'로 전환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 속 수혜주를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릴리가 올포글리프론의 임상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어, 일각에선 승인 시점이 기존 예상보다 앞당겨진 연내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분자가 커서 주사제, 복용약 제조 조건이 까다로운 '펩타이드' 기반 비만 치료제와 달리 올포글리프론은 분자가 작고 화학적으로 안정성이 높아 음식물 섭취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하는 등 파격적인 편의성을 제공한다. 일반 감기약처럼 대량 합성도 가능해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도 있다. 

임상에서는 72주 임상 결과 고용량군에서 평균 12.4%~14.7%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는 등 주사형 GLP-1 계열 대비 수치는 낮지만, 경구제 기준으로는 경쟁력이 있는 수준이다. 업계는 올포글리프론 약가가 기존 주사제 절반 수준으로 책정돼 환자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기술수출 분야에서 표준 로열티는 최대 매출액의 10% 내외였다. 최근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특허 방어를 위해 알테오젠 등에게 10% 이상의 로열티나 판매량에 비례한 '단계별 로열티(Tiered Royalty)'를 지불하면서 한국 바이오기업의 독점 지위 확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행사는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기반해 국내 바이오기업의 존재감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금 흐름 중심' 전환은 플랫폼 바이오 기업뿐 아니라 AI 기반 데이터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3년 연속 참여하는 엔비디아의 관련 수혜주인 프로티나·시어스테크놀로지·토모큐브 등의 참가나 실적 전망도 관전 포인트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신약개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AI 바이오 기업이다.

프로티나는 신약개발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PPI(Protein-Protein Interaction)' 데이터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주목을 받았다. 시어스테크놀로지는 환자 몸에 붙인 패치로 AI가 학습하기 좋은 실시간 생체 데이터를 제공한다. 토모큐브는 세포 원형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내부 구조와 독성을 분석할 수 있는 3D 입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1월은 제약바이오 섹터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 JPMHC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잠재 매수인인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 집중하면 더욱 의미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