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이창용 한은 총재 "올해 성장률 1.8%...체감 경기와 괴리 클 것"

"K자형 회복은 지속불가능...신산업 육성 등 구조 전환 노력 지속해야" "'순채권국' 韓, 대외건전성 양호...환율만으로 '위기 판단' 적절치 않아" "환율과 우리 경제 펀더멘털 괴리 커...해외투자 확대 영향 검토 필요" "수도권 주택가격 동향 지속 점검...기준금리 외 다른 통화정책 수단 강화"

2026-01-02     이준성 기자
이창용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올해 성장률이 1.8%로 잠재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반도체 경기에 힘입어 성장을 주도할 IT(정보기술)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4%에 그치고 부문 간 회복 격차가 커 체감 경기와 괴리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놓고 "이런 'K자형 회복(양극화 양상의 회복)'은 결코 지속 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며 "신산업 육성을 통한 성장 기반 다변화 등 구조 전환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특정 부문에 편중된 성장·회복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급상승한 달러·원 환율에 대해서는 "환율이 지난해 말 1400원대 후반까지 올라 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히 크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순대외채권국으로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만큼, 최근의 환율 수준만으로 과거 위기 상황과 유사하다고 보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환율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내수기업 등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해 앞서 말한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최근 1400원대 후반의 환율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괴리가 큰 수준"이라며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한미간 성장률 및 금리 격차,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 저평가 현상)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이후 달러화 움직임보다 원화 절하 폭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증가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해 단기적으로 큰 환율 상승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경제주체의 투자 결정은 합리적 기대와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거주자의 지속적 해외투자 확대가 거시적으로 경제 성장과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성장 경로에 상·하방 위험이 모두 존재하고, 물가 흐름도 환율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처럼 정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정책변수 간 상충이 심해진 만큼 향후 통화정책은 다양한 경제지표를 자세히 점검하면서 정교하게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기준금리 외에 다른 통화신용정책 수단을 강화하는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는 선별적이고 한시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정비하려고 논의 중"이라며 "그간 준비해 온 '은행 대출채권 적격담보시스템'을 올해부터 가동하고, 금융안정 차원에서 앞으로 그 대상을 비은행예금취급기관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법 개정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디지털 금융의 구조적 변화와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한은은 디지털 금융의 구조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프로젝트 한강' 1차 실거래를 마무리했고, 올해는 2차 실거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정부의 국고금 관리 개선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프로그램이 가능한 화폐의 활용 경험을 축적하고 디지털화폐 시스템 및 예금토큰의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국내 주요 기업과 협력을 통해 구축한 '한국은행 AI 언어모형'을 이달 말부터 선보일 예정"이라며 "해당 모형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망 통합 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해 오는 3월까지 마무리하겠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