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니지먼트 프리즘] "용인FC는 시민아닌 시청구단인가"…충남아산FC 27억 혈세 투입이 남긴 질문②
의회 “통제 장치 안 보인다” 지적에도...출연 구조는 ‘매년 예산 판단’에 의존 성과는 정책 성과로, 실패는 세금 부담으로...용인FC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경기 용인특례시(시장 이상일)가 내년 K리그2 참가를 목표로 시민프로축구단 용인FC를 출범시키는 가운데, 구단 운영 재원을 둘러싼 통제 구조의 설계 방식을 놓고 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용인시는 지난해 10월 24일 열린 용인시의회 본회의에 「2026년도 용인시시민프로축구단 출연계획 동의안」을 제출해 의결을 받았다. 해당 안건은 하루 전인 10월 23일 문화복지위원회 심사를 거쳤으며, 지방재정법 제18조 제3항에 따른 사전 절차를 이행해 형식상 위법성은 없는 것으로 검토됐다.
그러나 10월 23일 열린 문화복지위원회 회의록과 관련 자료를 보면, 출연 이후 연간 운영비 규모를 조정하거나 성과에 따라 출연을 축소·중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같은 회의에서 최창훈 전문위원은 "동의안이 법적 절차 요건은 충족했지만, 출연금 집행의 세부 적정성은 매년 본예산 심사 과정에서 판단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구단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부담을 사전에 정한 기준으로 관리하기보다는, 해마다 예산 심사를 통해 판단하는 구조임을 의미한다. 일정 수준의 성과 미달이나 재정 악화가 발생하더라도, 출연 규모를 자동으로 조정하거나 중단하도록 하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용인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출연금은 매년 예산 편성 전에 시의회 동의를 거쳐 금액이 확정되며, 해당 범위 내에서 집행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과 부진이나 재정 악화 시 출연 규모를 자동으로 조정하거나 중단하는 사전 기준이 마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축구계와 행정학계에서는 충남아산FC가 남긴 전례처럼, 방만운영 등으로 구단 재정이 악화될 경우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비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충남아산FC를 관리감독할 최종 책임이 있는 아산시청의 경우, 지난해 반기 이후 구단 재정악화에 대한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통제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임금체불이 수면 위로 드러난 이후 27억의 예비비를 편성해 '혈세낭비'라는 비판을 들은 바 있다.
시민 참여 구조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임현수 의원은 10월 23일 열린 문화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시민프로축구단이라는 명칭과 달리 시민이 재정이나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회의록에는 시민 출연금 도입 여부, 시민 대표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기구 구성, 시민이 재정 집행을 감시할 수 있는 장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다.
임 의원은 지난해 10월 23일 열린 용인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출연계획 동의안 심사 과정에서 집행부를 상대로 “이게 시민프로축구단인지, 시청프로축구단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이는 시민프로축구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시민이 재정이나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실제로 마련돼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시민구단 형태로 운영되는 프로축구단에서 성적 부진이나 재정 악화가 발생했을 때 이를 사전에 조정하거나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을 경우, 문제는 사후 수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 교수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시민구단이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실제로 시민이 직접 돈을 내거나 운영을 결정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며 “결국은 세금을 내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의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이런 구조에서 성과가 잘 나올 경우에는 정책 성과로 평가되지만, 재정 문제가 발생하면 세금으로 수습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점”이라며 “이 경우 사전에 위험을 걸러내거나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면, 책임은 사후적으로 공공 재정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용인시의 답변은 예산 운영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용인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충남아산FC 사례를 언급하며 성과 부진이나 재정 악화 시 출연 규모를 사전에 조정·중단할 기준이 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예산은 예산 범위 내에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른 출자·출연기관도 동일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선수단 규모 확대나 인건비 증가와 같은 핵심 비용 변수를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문서 기반 기준이나 승인 절차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시민 참여와 관련해서도 “서포터즈 간담회와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도 "시민이 재원 조성이나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적 장치(시민 출연금·시민 이사회 등)는 현재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