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사실상 연임 수순...조직 안정화 속 'IPO 중책' 맡나

최우형 행장,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서 연임 여부 결정 연말 임원 인사...1명 제외 유임으로 경영 연속성 확보

2025-12-31     나희재 기자
최우형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임기가 31일 만료되면서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케이뱅크는 연말 임원 인사에서 핵심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키며 '경영 연속성'에 무게를 실었다. 숙원 사업인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리더십 변화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 행장의 공식 임기는 이날 종료되지만 별도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회사 정관에 따라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임기가 자동 연장됐다. 케이뱅크 정관은 차기 행장 선임 전까지 기존 행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임원 선임 및 책무 변경’ 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파격적인 인적 쇄신보다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 7명 가운데 장기 재임으로 퇴임하는 차대산 Tech실장을 제외한 나머지 6명 임원들에게 추가 임기 1년을 부여했다.

IPO를 총괄해온 이준형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략실장직을 유지하며 상장 준비를 계속 이끈다. 김재성 개발실장 상무는 Tech실장으로 보임됐고, 육두수 재무그룹장은 리스크관리실장 상무로 새롭게 선임됐다. 

케이뱅크 이사회가 경영진의 유임을 결정한 배경에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IPO의 성공적 완수가 최우선 순위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케이뱅크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삼수'에 나선 케이뱅크는 이번엔 반드시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의지다. 

가장 큰 변화는 시장의 부담을 덜어낸 ‘보수적 접근’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상장 추진 당시 약 5조 원대의 기업가치를 제시했으나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는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몸값을 낮추고, 기존 주주들의 구주매출 비중을 조정하는 등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짤 방침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중 약 6000만주를 신주로 공모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추진했던 8200만주 대비 축소된 규모다. 상장 당일 유출되는 물량을 조절해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기관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업사이드(상승 여력)’를 열어주겠다는 계산이다.

최 행장의 지난 2년 성과도 연임 명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 행장 취임 이후 케이뱅크는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완전히 탈피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뚜렷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비록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103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고객 수 1000만 명 돌파와 수신·여신 잔액의 꾸준한 증가는 펀더멘털의 강화를 입증했다.  

다만 모회사인 KT의 대표이사 교체라는 변수는 남아 있다. KT는 최근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그럼에도 케이뱅크의 최우선 과제가 IPO인 만큼,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최 행장 체제에서 상장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 입장에서 내년 상반기는 상장 성공 여부에 따라 은행의 운명이 결정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최 행장이 상장 예비심사 청구부터 공모 구조 설계까지 전 과정을 진두지휘해온 만큼,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관계자는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일정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의 이번 IPO는 2022년과 2024년에 이은 세번째 도전이다. 2022년 상장을 준비했으나 증시 침체 여파로 2023년 2월 철회했다. 이후 2024년 10월말 재추진했으나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또 다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