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안 둘러싼 논란 확산…분리매각·구조조정에 반발 거세

익스프레스 분리매각·점포 정리 담은 회생계획안 제출 노조·정치권 반발 속 MBK 책임론 확산 법원·채권단 판단에 홈플러스 향방 결정

2025-12-30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매각과 대규모 점포 정리를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면서, 노동계와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회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회사 측 입장과 달리, “책임 회피성 구조조정”이라는 비판이 맞서며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홈플러스

마트산업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익스프레스 분리매각과 점포 축소 중심의 회생안은 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보다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에 가깝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구 노력을 촉구했다.

홈플러스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익스프레스 사업부를 분리 매각하고, 향후 6년간 부실 점포 41곳을 단계적으로 정리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정년 퇴직이나 자발적 퇴사 발생 시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방식의 구조조정 계획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장에서는 점포 정리가 이미 시작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28일 가양·장림·일산·원천·울산북구점 등 5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내년 1월 31일에는 계산·시흥·안산고잔·천안신방·동촌점 등 임대점포 5곳의 영업을 추가로 종료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자금 상황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노동계와 정치권은 이러한 구조조정의 책임이 대주주에게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인수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 구조가 형성되며 홈플러스의 재무 부담이 누적됐다”며 “과거 대기업 위기 당시 오너들이 사재를 출연한 전례와 비교하면, MBK의 책임 이행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유통 산업과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보다 명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점포 폐점으로 피해를 입은 입점 상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최근 영업이 중단된 일부 점포의 입점주들은 매출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도 임대료와 관리 부담은 그대로 남아 있다며 정상적인 영업 환경이 아니라고 호소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영 상황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조9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확대됐다. 총차입금은 2조원을 넘었고, 부채비율도 50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공과금 체납과 납품 대금 지연, 임직원 급여 분할 지급 등 자금난 징후가 잇따랐다.

홈플러스는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여러 차례 연장해왔다. 스토킹호스 방식과 공개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약 7조원으로 추산되는 기업가치가 인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홈플러스는 전국에 대형마트 120여 곳과 익스프레스 점포 290여 곳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퀵커머스 플랫폼 입점을 통해 신선식품과 델리 상품의 배송을 강화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회생의 ‘골든타임’이 많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회사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사업부로, 업계에서는 매각가를 약 7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대 채권단의 동의 여부와 법원의 판단이 변수로 남아 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채권단에 통보한 뒤 협의 절차를 거쳐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기한은 오는 2026년 3월까지로, 연장될 경우 최장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기간 분리매각이 무산될 경우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사 측은 “영업 정상화와 회생 절차의 안정적인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지금은 단기적인 자금 수혈보다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며 “법원과 채권단의 판단을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