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유독가스 누출, "설마 우리나라도?"... 국내항공업계 "이상 징후 없어"
월스트리트저널지, 비행기 유독가스로 파일럿·승무원등 치명적 병 발병 보도 에어버스 A320 시리즈 특히 취약하다 짚어... 국내 항공업계 "아직까지 관련 보고 없다"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지에서 항공기 내 유독가스 누출로 파일럿, 승무원 중 치명적인 질병의 발병률이 높아졌다는 기사가 나왔다. 하지만 국내 항공기업체들은 "아직까지 민원이나 공식 보고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월스트리트저널지는 항공기 캐빈 내 유독가스 누출로 뇌종양, ALS(루게릭병,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의 발병률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공기의 절반은 외부에서 흡입돼 항공기 엔진을 통과한 후 객실로 유입되는데, 이 과정에서 차가운 공기가 압축되고 가열되면서 호흡에 적합하게 변한다. 다만 압축기 내부의 베어링이 오일로 윤활되는데, 오일 누출을 막도록 설계된 밀봉재가 마모되며 열에 의해 기화돼 유독 화합물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지난 9월부터 유독가스 누출이 보잉 787 외 모든 현대 민간 여객기에서 발생하며, 특히 에어버스의 A320 시리즈에서 더 잦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2024년에 A320 시리즈에서 일어난 유독가스 누출 건수는 보잉 737의 7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A320 시리즈 항공기로는 A318, A319, A320, A320neo, A321, A321neo, A321LR, A321XLR 등이 있다. 이 중 A320neo의 경우 밀봉재가 쉽게 마모됐는데, 이로 인해 항공사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에어버스는 정비 규정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유해 가스 발생 후 점검 및 정밀 청소가 요구됐으나, 냄새가 심하지 않고 최근 10일 이내에 발생하지 않은 경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변경했다.
다만 이런 조치로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유독가스 누출이 일회성 사례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파일럿과 승무원들이 뇌종양, ALS, 기타 뇌손상과 신경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에어버스는 A320 고객들에게 대부분의 문제가 항공기 하부의 공기 흡입구를 통해 유입되는 누출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개선책을 2026년 1분기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고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이 같은 해결책이 신규 제작 항공기에만 적용될 계획인데, 항공사들은 적어도 2019년부터 에어버스에 대책을 강구했다고 보도했다.
ATIS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내 등록된 A320 항공기의 경우 에어로케이항공(9대), 에어부산(5대), 파라타항공(1대), A321 NEO의 경우 대한항공(18대), 에어부산 (8대), A321의 경우 아시아나항공(14대), 에어부산 (8대), 에어서울(6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와 관련해서 민원이나 보고가 들어온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의 경우에도 "가스누출 사고가 나는 경우 다 신고를 한다"며 "각 항공사가 이미 따로 정비를 하고 있고, 만일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보잉이나 에어버스에게 연락하는 등 절차가 마련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질 탐지기 등 공기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장치가 있는지, 도입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는 이런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는 모르겠다"며 "아직 확실히 사례 존재 유무를 판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