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루메드, 차환 목적 유상증자 대상자 돌연 변경…왜?
당초 엘앤씨이에스 대상자였으나 돌연 변경 로열티 소송, 경영상 리스크 등 원인으로 지목
[녹색경제신문 = 조창우 기자] 근골격계 의료기기 전문 기업 셀루메드가 유상증자를 통해 새 대주주를 맞을 예정이었지만, 돌연 유증 대상을 변경하며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당초 유증에 참여하기로 한 엘앤씨이에스 측이 최종 인수협의 및 실사 단계에서 현 대주주 경영과 관련 '주요사항'을 발견한 탓으로 보인다.
기존 25% 지분(약 1300만주)을 보유한 인스코비에서 엘앤씨이에스가 유증을 통해 약 18%의 지분(약 1500만주)을 확보, 셀루메드 최대주주가 변경될 예정이었지만 셀루메드는 29일 유상증자 대상자를 돌연 변경했다.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었던 엘앤씨이에스 모기업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세부 논의 후 유상증자 계약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셀루메드는 엘앤씨이에스, 나우아이캐피탈, 글로벌의학연구센터를 제3자 배정자로 지정, 유상증자를 진행했었다.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될 시 셀루메드는 약 17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었다. 용처는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이다. 운영자금 약 37억원, 채무상환을 약 13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9일 셀루메드는 유상증자 배정자를 돌연 교체했다. 기존 엘앤씨이에스 약 1400만주, 나우아이비캐피탈 약 820만주, 엘앤씨바이오 자회사인 글로벌의학연구센터 약 500만주 배정 예정이었으나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약 2800만주를 인수한다는 것.
업계에서는 유증 대상 변경을 두고, 셀루메드 최대주주였던 인스코비를 중심으로 장기간 로열티 싸움에서 경영 실패를 드러냈고, 엘앤씨이에스 측이 실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 경영진의 드러나지 않은 비용통제 문제를 발견한 걸로 보고 있다. 인수를 했을 경우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리스크로 봤다는 이야기다.
셀루메드는 올해 미 바이오 기업과의 소송에서 패하면서 곤욕을 치뤘다. 지난 2014년경 미 인공관절 전문 기업 ‘Buechel Pappas Trust(이하 BP Trust)’와 ‘Biomedical Engineering Trust’로부터 인공 무릎관절 제품에 대한 로열티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양사는 각각 약 220만 달러, 300만 달러의 청구액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셀루메드는 2013년 엔도텍을 인수한 후 BP Trust와 Biomedical Engineering Trust가 라이선스를 보유한 엔도텍 제품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제품이 미국 내 판매가 금지되고, 자체 근골격 의료기기를 만들어 미국이 아닌 타 지역에 판매를 이어갔다. 이에 BP Trust와 Biomedical Engineering Trust가 자사 라이선스를 침해했다며 로열티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셀루메드 관계자는 “2014년에 해당 소송이 시작돼, 미 법원에서 셀루메드가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며, “해당 판결 내용으로 2015년경 BP Trust와 Biomedical Engineering Trust가 서울남부지법에 로열티 손해배상 청구소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올해 셀루메드는 미국 측 라이선서와의 분쟁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로 인해 최초 제기한 청구 소송금액은 총 약 5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소송 중 셀루메드가 제품판매를 지속했고 해당 영업행위에 대한 로열티가 청구금액에 합산됐다. 더불어 그간의 이자가 더해지면서 BP Trust 대표인 프레드릭 뷰클(Frederick Buechel)에 상환해야 할 채무액이 한화 약 24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이다.
올 4월부터 BP Trust는 셀루메드의 채무상환 불이행에 대해 주식 및 채권 가압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셀루메드는 무분별한 가압류 및 중복 압류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올 7월 항고를 제기했지만, 이후 자진 취하했다. 불어난 채무액은 지난 11월 양사간 합의를 통해 160억원 수준으로 확정됐다.
셀루메드는 지난해부터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있다. 올 3분기 기준 셀루메드의 자본잠식률은 70%에 달한다. 2022년 적자전환 후 영업손실이 지속돼 누적 결손금만 약 1300억원에 이른다. 거래소는 셀루메드를 상장적격성 심사대상으로 분류됐다. 업계에서는 셀루메드 최대주주였던 인스코비와 유인수 대표의 경영 실패를 지적하기도 한다.
엘앤씨바이오 측은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엘앤씨이에스가 당초 셀루메드를 인수하기로 했었으나, 납기일 전까지 진행된 세부 논의 과정중에 셀루메드가 공개하지 않은 리스크를 알게 됐다”면서 "모회사인 엘앤씨바이오가 경영상 위험요소라 판단해 해당 유상증자 계약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한편, 새로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될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는 셀루메드의 리스크를 탈피하고, 수익성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는 약 2800만주 신주를 170억원에 인수한다. 납입 예정일은 2026녀 1월 22일이다. 우선 로열티 관련 청구금액에 대한 상환에 나서는 한편 본 사업의 수익성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다만,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신주를 인수하면서 설정한 보호예수를 두고 너무 짧고 형식적이라는 시선도 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로 취득한 주식에 대해 보호예수기간을 1년으로 설정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새 대주주의 책임경영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년 뒤 또 다시 경영권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셀루메드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계약 결렬에 대해 “양사간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해당 유상증자를 철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