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차량용 '엑시노스 오토' 사업 중단하나…조직재편 진행 중
수익성 문턱서 인사 변수…리더 인사조치 조직 리폼 차기 버전 개발 지연 여파로 BMW 협력 중단 결정도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삼성전자가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추진해 온 차량용 SoC(시스템온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개발사업이 잠정 중단되면서 최악의 경우 해당 사업을 접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단 엑시노스 오토 차기 칩 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전담 조직도 재편 수순에 들어갔다. 수익성 이슈와 내부 조직논리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으로 풀이된다.
29일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엑시노스 오토모티브 사업 중단을 내부적으로 발표하고 사실상 ‘엑싯(종료)’한 상태”라며 “엑시노스 오토 프로세서가 수익성 단계로 진입하려던 시점에 인사가 단행되면서 오토모티브 관련 조직이 사실상 공중분해됐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인사 및 조직 개편 과정에서 엑시노스 오토 개발 조직을 이끌던 엔비디아 출신 B상무가 인사이동 조치되면서 전담 조직 역시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는 걸로 파악된다. 해당 임원은 신설된 소프트웨어(SW) 혁신 조직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는 DS부문 혁신센터 (DS Innovation Center) 등에 SW 혁신 관련 조직을 두고 있는데, 개발 리더를 해당 조직에 전보 배치한 걸 두고 '퇴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해당 관계자는 “해당 인사 이후 오토모티브 조직의 구심점과 동력이 급격히 약화했다”며 “현재는 조직이 와해됐다고 봐도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오토 사업 중단 방침이 내부에 공유된 이후 시스템LSI 사업부 내에서는 ‘커스텀 SoC’ 조직을 중심으로 사내 인크루팅 공지(잡 포스팅)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관련 이력서를 접수받는 단계다. 오토 조직 인력을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개발 조직으로 흡수하며 시스템LSI 사업부 역량을 모바일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모양새다.
해당 커스텀 SoC 조직은 삼성전자가 지난 11월 인사 이후 최근 시스템LSI 사업부 내에 신설한 조직으로, 고객 맞춤형 시스템온칩(SoC) 설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담 팀이다. 현재 약 70여 명이 배속돼 있는데, 잡 포스팅 지원자에 따라 해당 조직이 대폭이 커질 전망이다. 박봉일 부사장이 SoC 선행개발팀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고 있다. 박 부사장은 모바일 SoC 설계 분야에서 개발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엑시노스 오토모티브 사업은 삼성전자가 모바일 중심의 시스템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차량용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추진해 온 전략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중반부터 오토모티브 프로세서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고 관련 투자를 확대해 왔다. 지난 2018년에는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를 공식 출범시키며 사업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고, BMW를 비롯해 아우디, 폭스바겐, 테슬라, 페라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사업을 전개해 왔다. 14nm 공정을 기반으로 한 엑시노스 8890 시리즈, 8nm 공정으로 알려진 V9(10) 시리즈, 3세대 V920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브랜드 출범 약 7년 만에 사업 중단을 결정하며 시스템LSI 사업부의 무게중심은 다시 모바일 AP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오토모티브 프로세서 사업은 차기 칩 개발 지연과 주요 고객사 이탈이 반복되며 이상 신호가 감지된 바 있다. ‘엑시노스 오토 V920’ 양산이 연기되고, 차세대 칩 설계 역시 중단되며 로드맵 전반이 지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관측이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 측과의 협업을 통해 제네시스 전동화 플래그십 모델에 칩 공급이 진행돼야 했으나 캐즘(전방 지연)을 비롯해 삼성 내 조직개편 등이 맞물리면서 전면 중단됐다는 이야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MW가 삼성으로부터 엑시노스 오토칩을 공급받고 있었으나 버전업과 관련된 양자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후속 칩에 대한 개발을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면서 “BMW는 이미 개발비가 대량 투입된 엑시노스 오토 기반으로 시스템 최적화를 마친 상태에서 차기 시리즈까지 개발 협력을 이어가길 원했지만, 삼성전자 측이 버전 업 등 여러 조건을 이유로 개발을 미룬 것이 중단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LG이노텍 등과 함께 협력이 진행되고 있었던 V920 공급 관련 프로젝트 역시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023년 6월 경 뉴스룸을 통해 2025년 경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20’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엑시노스 오토 관련 조직 재편으로 후속 개발 및 양산이 요원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 내 오토 조직의 축소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토모티브 개발 조직의 축소나 모바일 개발 조직으로의 흡수가 이뤄지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며 “오토 사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