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핵심 20명 자리 이동…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 대응” 조직 재정비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경찰청은 26일 단행한 총경급 대규모 인사에서 치안 현안과 직결된 핵심 보직자 20여 명의 보직을 대폭 재편했다. 특히 사이버 위협과 디지털 범죄 대응 능력 강화가 이번 인사의 중요한 축으로 부각됐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5’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통신망 침해 범죄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7.2% 늘어난 4,526건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4년 2,291건에 비하면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사이버 침해 사고 신고 건수도 큰 폭으로 늘었으며, 특히 서버 해킹은 전년보다 80% 이상 급증했다. 검거율은 전체 사이버 범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21.8%에 그쳐 대응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경찰청 감사담당관에는 청렴 감사 업무에 경험 많은 이은애 총경이, 감찰담당관에는 정현철 총경이 임명돼 조직 기강 강화를 책임진다. 치안정보 라인에서도 양승호 치안정보상황과장과 신동곤 치안정보분석과장이 전보돼 사이버·정보 분석 대응을 강화한다.
특히 사이버 범죄 대응을 위한 보직 변화가 눈에 띈다. 경기북부 양주서장 출신 이기범 총경은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장으로, 이진우 총경은 사이버테러대응과장으로 각각 보임돼 인프라 및 디지털 공격 대응 라인을 보강한다. 디지털포렌식센터장에는 이동훈 총경이 배치돼 첨단 증거 분석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범죄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도 재정비됐다. 안찬수 총경이 반부패·공공범죄수사과장을 맡아 기업 및 공공분야 범죄 수사를 총괄하고, 김근만 총경이 강력범죄수사과장으로 중대 범죄 대응 라인을 담당한다. 전기통신 금융사기대응단에서는 박재흥 신고대응센터장과 안동현 데이터분석담당관이 금융사기·피싱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
서울경찰청에서도 수사 및 치안 라인이 대폭 바뀌었다. 서울청 수사과장에는 홍승우 총경이, 형사과장에는 오지형 총경이 보임됐고, 반부패수사대장에는 정환수 총경이 임명돼 부패·재정 범죄 대응을 강화한다. 사이버수사과장에는 이성일 전남 완도서장이 전보돼 급증하는 디지털 범죄에 대응할 예정이다.
청문감사인권담당관으로 서기용 성동서장이, 공공범죄수사대장에는 박삼현 강북서장이 배치돼 공공 안전 관련 수사 라인도 강화됐다. 금융범죄수사대장에는 강일구 총경이 임명돼 금융·자금 범죄 대응 체계가 재정비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사이버 침해 범죄가 10년 만에 약 2배로 증가하는 등 디지털 범죄가 구조적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급변하는 범죄 환경에 맞춰 조직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현안 중심의 실용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보직 변화가 잦아 조직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된다.
향후 사이버·정보 분석 역량과 수사 실적이 이번 인사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