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결산] 운임 하락 겪은 해운업계…공급 과잉 속 저운임 장기화 우려

글로벌 운임 지수 급락, 고운임 사이클 종료 확인 대형선 인도와 우회 항로 변수, 시황 불안 요인으로 환경 규제·관세 리스크 겹쳐 수익성 방어 시험대

2025-12-26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해운업계는 2025년을 고운임에 기대 유지되던 업황이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전환된 해로 평가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이어졌던 운임 강세가 꺾이면서, 실적을 방어하던 구조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됐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지표는 이러한 변화를 분명히 보여줬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연중 빠른 하락세를 보이며 한때 1500선을 지키지 못했고, 주요 항로 대부분에서 동반 약세가 나타났다. 이는 특정 지역 수요 감소가 아니라 글로벌 해상 물동량 흐름 전반이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선복 증가가 시황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운임 급등기였던 2021~2022년에 발주된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시장 내 선복 부담이 빠르게 확대됐다. 특히 초대형선 비중이 높아지며 기존 선박들이 다른 항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됐다.

지정학적 변수 역시 2025년 해운 시황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홍해 사태로 인한 희망봉 우회는 운항 거리 증가를 통해 일시적으로 공급을 흡수하는 효과를 냈지만, 구조적인 개선 요인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항로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오히려 공급이 한꺼번에 풀리며 운임 하락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HMM]

수요 환경도 업황 회복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미국은 소비 둔화 흐름이 이어졌고, 유럽은 전쟁 장기화와 경기 부진으로 물동량 회복 속도가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강화 기조가 현실화될 경우 미주 노선 비중이 높은 국내 해운업계의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국내 선사들의 실적 역시 빠르게 악화됐다. 운임 하락과 함께 항만·하역·내륙 운송비 등 주요 비용이 상승하며 수익성 압박이 커졌고, 컨테이너 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눈에 띄게 낮아졌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운임이 떨어질 때 실적이 얼마나 민감하게 흔들리는지가 그대로 드러난 해였다”고 평가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보다 선복 증가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 과잉 구조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운임이 반등하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재개 가능성과 미·중 통상 갈등도 중장기 변수로 남아 있다. 친환경 선박 전환과 관련한 투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정책 리스크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은 시황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저운임 환경에 적응하는 경쟁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