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이슈] EU에 수출하려는 기업들, 탄소 국경세 따른 제품 가격 인상 대비할 때

-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 사실상 녹색 정책 명분 ‚EU 版 무역 관세' - 불가피해질 해외 구매 수입품 가격 인상, 유럽인들 부담

2025-12-25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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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2026년 1월 1일부터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경제권에 사는 유럽인들과 거주자들이라면 누구나 빠짐없이 본격 시행될 새 EU 과징 무역 관세를 부담해야 하게 됐다.

유럽연합 정부는 EU의 그린 딜 환경정책을 반영한 ‚핏 포 55(Fit for 55)‘ 패키지의 일부인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이하 줄여서 CBAM)를 지난 2023년 5월에 공식 발효한 후 약 2년 반에 걸친 유예 기간을 마감하고 2026년 첫날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CBAM 또는 일명 ‚EU 탄소 국경세’는 유럽 수입업자 또는 수입업체가 비(非) EU 권에서 생산된 후  EU 국경 내로 들여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 추정치를 계산해 자진 신고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세금을 선지불하는 제도다. EU 경제구역 내에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과 생산 과정에서 엄격한 탄소 배출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유럽의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제3세계 해외 수입 기업들과 공정한 시장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EU 정책가들이 입법화한 보호 무역 차원의 관세법이다.

2026년 1월 1일부터 탄소 국경세가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EU 내 수입업자들은 EU가 발급하는 CBMA 인증서를 구입하고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온실가스 배출치에 대한 벌점을 상쇄하는 방식으로 탄소국경세를 납부하게 된다.

현재, 탄소 국경세 징수 대상 수입품목으로는 강철과 철물류, 알루미늄, 시멘트, 화학비료, 수소 등 산업용 원자재를 비롯해서 자동차, 가정 개조용 건설 자재 및 장비, 가전제품, 수입 식품 등 소비자용 재화가 포함돼며 조만간 수입 전기도 탄소 국경세 납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EU의 탄소 국경세 부과 취지는 1) 유럽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규제가 느슨한 환경으로 이주하는 것을 방지하고 2) 역으로, EU 경제구역으로 제품을 수출해 EU 시장 점유를 원하는 해외(특히 제3국) 수출기업들이 EU 표준 청정 기술과 온실가스 배출 감독을 위한 친환경 경영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원칙적으로, 탄소국경세 인증서 판매로 창출되는 매출은 EU의 수익으로 돌아가 청정 기술 및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재투자될 것이라 한다.

말하자면, 해외 기업들에 제조 패턴 변화를 강요하는 대신 ‚무역 패턴의 변화’를 유도해 EU의 그린 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도다(자료: Centre for Europpean Reform 정책 브리프, 2024년 12월 3일 출판).

이에 대비해 이미 다수 EU 수출국들은 국가별 탄소배출권 인증 제도를 구축해 EU와의 순조로운 무역 관계를 이어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EU 시장으로의 수출 및 시장 점유에 의존하는 해외 기업들이 해가 거듭할수록 자사 제품의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치의 정확도가 향상되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자국 기업들의 EU 경쟁력 보호와 지원을 위해 정책에 국가별 탄소치 가격제를 구축하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모로코 정부는 2026년 탄소 국경세 시행에 대비해 자국 기업들이 수출 전 모로코 정부에 탄소   배출치 보고 및 탄소세 사전 납부하도록 하는 EU 수출 절차를 간소화시키는 방안을 금융법의 일부터 정착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런가하면 영국 정부는 EU의 CBAM 정책을 본뜬 독자적 탄소 국경세를 1년 후인 2027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고 최근인 2025년 11월 발표한 바 있다. 단, EU와 영국 간 CBAM 공동 무역 체제 연결 여부는 아직 공식 합의된 바 없다. 

EU는 이미 스위스,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과 ETS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와 연계해 탄소배출권 인증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탄소 국경세를 실시하고 있는데, 영국도 이와 유사한  EU와의 ETS 연계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한편, EU의 탄소 국경세 도입을 비난의 목소리도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 중국과 인도는 EU 탄소 국경세를 가리켜서 ‚녹색 보호주의’로 부르며 저소득 개발도상국에 불공정한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보호주의적 무역 관세라고 비판한다.

CBAM의 시행으로 유럽 시장에서 결국 타격을 입게 될 당사자는 수입자 혹은 수입업체가 아닌 소비자다. 수입업자들의 탄소 국경세 인증서 구매 비용은 결국 수입품 소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인상을 떠안게 될 유럽인들은 향후 구매 시 수입품에 대한 상세한 원료 및 내용 정보와 제품의 탄소발자국 및 환경적 임팩트를 한층 더 깐깐하게 검토하는 환경의식적 소비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