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Tracking] 6만원 저점 찍고 ‘11만 전자’까지…삼성전자, 주가 레벨 업 반년①

실적 쇼크부터 파운드리·HBM·AI 협력까지 이재용 사법 리스크 해소와 맞물린 삼성 회복

2025-12-24     문슬예 기자
[사진=문슬예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11만원대에 안착했다. 지난 23일에는 장중 11만25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불과 지난 7월 6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하반기 이어진 대형 이벤트들이 주가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AI 호황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공교롭게도 해당 흐름이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 시점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실적 쇼크로 바닥 찍은 7월…테슬라 수주로 반전


해당 상승 랠리는 지난 7월 초 실적 쇼크로 주가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출발했다. 삼성전자는 7월 8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수치로, 주가는 실적 공포에 발표 전 날인 7일 장중 6만100원까지 하락했다.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7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다. 이 회장이 4년 10개월간 이어진 재판 끝에 최종 무죄를 확정받으며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이후 7월 25일 갤럭시 Z 폴드7·플립7 판매가 시작되며 반등 흐름에 힘이 실렸다. 특히 폴드7은 접었을 때 일반 스마트폰에 가까운 두께를 구현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사전 판매량은 역대 폴더블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6만5900원으로 주가 반등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7월 28일 삼성전자의 대형 수주 계약 공시가 상승 흐름을 굳히는 결정타가 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22조8000억원(16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오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X(구 트위터)를 통해 해당 계약이 테슬라 AI6 칩 생산인 것을 밝히며, 고객사가 공개됐다. 

그간 가동 연기와 폐쇄설까지 돌던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 팹이 2027년 가동 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4500원 오르며 7만400원에 마감했다.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신뢰 회복과 함께 삼성전자 주가는 계속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8월 7일에는 애플이 공식적으로 “애플은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히며 추가적인 모멘텀이 더해졌다. 테슬라에 이어 애플까지 파운드로 고객으로 확인되며, 삼성전자의 선단 공정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HBM3E ‘기적’같은 통과…깐부 회동으로 굳히기


9월 들어서는 메모리 부분에서의 반동 신호가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9월 19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개시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는 단숨에 8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2월 HBM3E 12단 개발 완료 이후 1년 반 이상 진입에 실패하며, 퀄 통과가 쉽지 않으리라고 관측됐던 상황이었다. 

실제 양산 공급이 확인되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전반의 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높아졌다. 파운드리에서 대형 고객을 확보한 데 이어, 고대역폭 메모리에서도 핵심 고객을 다시 확보했다는 평가다. 

10월 들어서는 삼성전자가 AI 밸류체인의 핵심 공급자로 재부각되며 주가에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붙었다. 10월 27일 장중 10만원을 돌파하며 ‘10만 전자’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10월 30일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상승을 이어갔다. 

10월

특히 같은 날 이재용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의 이른바 ‘깐부 회동’이 공개되며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세 사람은 강남에서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만남을 가진 뒤, 몇 시간 뒤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행사에도 함께 참석했다. 

젠슨 황 CEO가 행사 무대에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을 직접 소개하며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연출되자,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주체들이 한 무대에 올라 협력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오너테인먼트’ 효과를 통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황 CEO가 삼성전자의 AI 반도체와 메모리 협력을 공개 석상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해 온 만큼, 해당 회동이 향후 협력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10월 31일 APEC을 계기로 엔비디아가 한국에 대규모 GPU를 공급하고 이 가운데 5만 장이 삼성전자에 배정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GPU 공급 외에도 파운드리 협력 확대, HBM 공급, SOCAMM, GDDR7 등 차세대 메모리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가 함께 언급되면서, 주가는 11만1100원까지 치솟았다. 


GPU 독점 흔들리며 ASIC 시대 수혜 기대


11월 이후에는 AI 칩 생태계 다변화 흐름이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구글이 AI 모델 ‘제미나이 3.0’을 공개하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 대표적이다. 제미나이 3.0은 주요 벤치마크에서 경쟁 모델을 웃도는 성능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는데, 특히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엔비디아 GPU가 아닌 구글 자체 개발 ASIC(맞춤형 반도체) 칩인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기반으로 구현됐다는 점이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이는 AI 연산 인프라가 특정 GPU에 종속되지 않고, ASIC 기반으로 빠르게 다변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TPU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3E를 공급하는 만큼, AI 칩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삼성전자의 수요 기반도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협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로 평가받아 왔던 삼성전자가, GPU 외 AI 가속기 영역에서 보다 넓은 선택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11월

이 같은 흐름은 앞서 체결된 오픈AI와의 협력과도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오픈AI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반도체 협력을 논의하며, AI 칩 생태계 협력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GPU 중심의 엔비디아 생태계, TPU 기반의 구글, AI 서비스 플랫폼을 주도하는 오픈AI까지 협력 범위가 확장되며, 삼성전자가 AI 인프라 전반에서 범용적인 공급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주가는 11월 초 9만원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친 뒤, 11월 말부터 다시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11월 26일에는 구글 TPU 확대 수혜 기대가 부각되며 하루 만에 3500원 오른 10만2800원에 마감했고, 12월 들어서는 연일 고점을 높이며 10만원 중후반대까지 올라섰다.


HBM4 양산 가시화…11만원대 안착


12월

12월 들어서는 차세대 제품 로드맵에 대한 가시성이 주가를 다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HBM4 PRA(생산준비승인)를 완료하며 사실상 양산 준비를 마쳤고, 퀄 통과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12월 8일 장중 11만2000원을 처음으로 터치한 데 이어, 22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처음 11만원대를 기록하며 새로운 가격대에 안착했다. 23일에는 장중 11만2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다시 썼고, 이후에도 11만원대에서 주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7월 초 실적 쇼크로 6만원대까지 밀렸던 주가가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배경에는 파운드리 대형 수주, HBM 공급 확대, AI 생태계 협력 다변화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연속적으로 쌓였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된 점도 상승 흐름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