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결산] 구조조정 본격화한 석유화학업계…내년 감축 실행과 체질 전환 분수령
중국발 공급과잉·환율 부담 겹치며 업황 부진 지속 여수·대산·울산 산단 기업들 모두 시한 맞춰 사업재편안 제출 특별법 시행으로 제도적 기반 마련, 내년은 실행의 해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2025년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수요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이 겹치며 전반적인 업황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발 대규모 증설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반등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약세와 가동률 하락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저유가 기조가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를 실적 개선으로 연결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납사 등 원재료 가격 하락이 수요 회복보다 공급 확대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전반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석유화학 수출은 올해 대비 약 6.1%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환율 부담도 업황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 기조가 뉴노멀이 되면서 원재료를 달러로 조달하는 석유화학 기업들의 원가 압박이 크게 늘었다. 제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환경에서 환율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이 제한되고 있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가동률을 60~70% 수준으로 낮추는 등 보수적인 운영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공급 과잉이 구조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단기적인 업황 반등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업황 저점 구간으로 인식하면서도,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부담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며 “원가와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올해는 실적 방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업황 부진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대응책으로 해석된다. 여수·대산·울산 등 3개 석유화학 산단의 기업들 모두 정부가 제시한 시한에 맞춰 자율 사업재편안을 제출하면서, 주요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설비 감축과 통합 운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석유화학 특별법은 이러한 구조조정 논의에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특별법은 사업재편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재정 지원과 규제 특례를 담고 있으며, 업계는 이를 통해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진행되는 설비 감축과 사업재편이 어느 수준까지 실행되느냐에 따라 내년 업황 반등 여부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업황 반등 여부는 글로벌 수급 개선보다는 올해 논의 중인 설비 감축과 사업재편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이행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불황 국면도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