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기준금리 '0.5% 벽' 깬 일본은행···추가 인상도 예고

연 0.5%서 0.25%p 올려... 중립금리보다는 낮아 우에다 총재 "정책금리 올려 금융완화 정도 조정" 업계 "예고된 인상인 만큼 '엔캐리 트레이드' 혼란 없을 것"

2025-12-19     김나영 기자
일본

[녹색경제신문 = 김나영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인상했다. 1995년 9월 이후 30년 만의 최고치로,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 등을 잡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경제·물가 흐름이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 1월 이후 11개월 만의 인상으로,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일본 기업이 내년 봄 임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 금리 인상의 주된 판단 재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해서 정책금리를 올려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며 "(인상) 시기가 늦으면 나중에 매우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냈다. 작년 7월엔 기준금리를 연 0.25%로, 올해 1월에는 연 0.5%로 각각 금리를 올렸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고려해 지난 10월까지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최근 일본은행 내에서는 트럼프 관세가 경기와 물가에 끼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견해가 퍼졌다. 관세가 자동차 산업 등에 타격을 줬지만 기업 이익에 미치는 악영향은 당초 예상보다 적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해 각각 5%를 넘었던 임금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보탰다.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넘나들며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으로 언급된다. 엔저 흐름이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게 일본은행의 계획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 8개월 연속 일본은행 목표인 2%를 상회하고 있다.

앞서 우에다 총재도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여전히 낮다"며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일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완화적 금융 환경 속 조정”이라며 “경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고된 인상이었던 만큼 지난해와 같은 혼란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7월 일본은행의 갑작스러운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리자 8월 들어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은 차기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기준금리의) 종착점 기준은 경기를 달구지도, 식히지도 않는 ‘중립금리’”라고 관측했다. 일본은행은 중립금리를 연 1.0~2.5%로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중립금리 하한인 연 1%를 밑도는 만큼 내년 0.25%p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