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소비자 이탈 현실일까?…엇갈린 ‘연쇄 이탈’ 전망
개인정보 유출·경영진 책임론 확산 속 ‘탈팡’ 신호 이용자 감소·주가 하락에도 “록인 효과 여전” 반론 경쟁사 반사이익·공정위 제재 변수까지 겹쳐 불확실성 확대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쿠팡(탈팡)’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관측과, 일시적 혼란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책임 회피 논란, 소비자단체의 조직적 탈퇴 선언, 경쟁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겹치면서 쿠팡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기반한 ‘록인 효과’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337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쿠팡을 향한 책임론은 단순 보안 문제를 넘어 경영진의 대응 태도로 확산됐다. 특히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잇달아 불출석하면서 여론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지난 17일에는 소비자단체가 공개적으로 ‘쿠팡 탈퇴 소비자 행동’을 선언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탈퇴 인증 글이 잇따랐다.
실제 이용자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12월 초(5~6일 기준)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수일 만에 약 180만~200만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출 사실 확인을 위한 일시적 접속 증가 이후 탈퇴가 이뤄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소비자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개인정보 유출과 경영진의 태도를 이유로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더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반면, 빠른 배송과 가격 경쟁력에 익숙해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현실적으로 쿠팡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이 때문에 ‘탈팡’이 구조적 이탈이 아닌, 분노와 불안이 반영된 단기적 흔들림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비자 논란과 별개로 금융시장에서는 리스크가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쿠팡 주가는 지난달 말 이후 약 20%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주주들이 집단소송에 나섰고,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일정 기간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수십만명 규모의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에서도 허위·부실 공시를 문제 삼는 주주 소송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경영 리스크가 소비자 신뢰를 넘어 자본시장 신뢰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이 틈을 타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극적인 고객 흡수에 나섰다. 이달 초 기준 SSG닷컴의 배송 주문량은 전주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고, 신규 멤버십 사전 신청자도 단기간에 수십만 명을 넘어섰다. G마켓, 네이버 등도 배송·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쿠팡 대안’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탈쿠팡이 실제 대규모 이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최소한 경쟁사들엔 명확한 기회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최대 변수는 규제 리스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피해 회복 수준에 따라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포함한 제재 검토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플랫폼 특성상 영업이 제한될 경우 이용자 이탈과 고정비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 과징금보다 훨씬 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지금의 ‘탈쿠팡’ 논란은 실제 이탈 규모보다 신뢰 붕괴가 어디까지 번질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경영진의 책임 있는 대응과 소비자 피해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당장은 버텨도 중장기적으로는 이용자와 투자자 모두의 선택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