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2조원 과징금, 첫 제재심 결론 못내…최종 결정 내년 초 전망
- 금감원 제재심,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은행 5곳 2조원대 과징금 심의 결론 보류 - 피해배상 1조3000억 완료한 은행권…2조원대 과징금 감경 두고 금소법 최대 75% 규정 주목 - 조 단위 과징금에 RWA 600% 부담…내년 초 최종 결론 앞두고 자본·배당 전략 비상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18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은행권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 논의를 마쳤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전 통보된 과징금은 5개 은행에 2조원대로 불완전판매 제재 중 최대 규모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을 대상으로 제재심을 진행했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판매액이 많은 5개 은행에 대한 제재심이 순차적으로 진행됐지만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지난달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로 5개 은행에 총 2조원대 과징금을 사전 통보했다. 은행별 과징금은 판매액에 따라 KB국민은행 1조원대, 신한·하나은행 각각 3000억원대, NH농협은행·SC제일은행 각각 2000억원대·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5개 은행은 ELS 손실 관련 피해자 96%에 총 1조3000억원을 배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제재심에서 자율배상 실적을 중심으로 과징금 감경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1일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사후적인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의 50% 이내에서 감액이 가능하다. 사전 예방 노력 등 추가 요건까지 충족하면 최대 75%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사후 구제 노력도 충분히 참작돼야 한다는 점을 유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감원과 은행권 간 과징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법리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사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 통상 과징금액의 600%를 위험가중자산(RWA)에 반영해야 해 자본비율에 부담이 생긴다. 과징금이 조 단위로 확정될 경우 은행권이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과 주주환원 정책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종 과징금 규모는 추가 제재심 논의를 거친 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통해 정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절차가 내년 1분기, 늦어도 3월 이전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2021년 3월 시행됐고 제척기간이 5년이어서 내년 3월까지 과징금 부과가 완료돼야 한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척기간을 감안하면 내년 초까지는 과징금 윤곽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최종 규모에 따라 각 은행의 자본 관리·배당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